어떤 사람

그냥 고마워서 쓰는 글

by 갑순이

그와 나의 연은 7년째 이어져 오고 있다. 참 묵묵한 사람.


그와 난 학교 앞 호프집 아르바이트생으로 만났다. 같은 타임의 아르바이트생들이었다. 학교 앞 술집답게 개강 시즌에는 100명이 몰아닥치는 경험을 해야 했다.


100명의 인원이 들이닥치면 허덕이며 내 발이 안 보이게, 주문은 꼬이지 않게 머리도 쉬지 않고 일해야 했다.


중간중간 술이 떨어질 걸 대비해 술 박스를 들어 냉장고를 채우고 맥주통을 가져다 놓아야 한다. 술 박스를 낑낑대며 들고 오는 내게 그는 이리 내라며 너는 홀을 보라 말했다.


그 폭풍의 시간이 지나 그에게 물었다.


"안 힘들어?"


"힘들다 생각하고 말하면 못 견뎌, 할 수 있다 생각해야 해내는 거 같아."


그 우직함에 친구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의 묵묵함과 우직함은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빛이 났다. 지금 그는 현장일이라 불리는 일을 하는 중인데 힘들다, 그만둔다는 불평 한마디가 없다.


그런 그와 이야기를 나눌 때면 내가 많이 어린가?라는 생각과 더불어 부끄러움에 나 또한 우직해지자 결심하곤 한다. 언제나 결심으로 끝나 버리지만...


그런 그가 이번 이사에 대해 말하자 선뜻 도와주겠다 말했다. 혹시 원룸이라서 짐이 얼마 없다고 생각할까 봐 사실을 전했다. 짐이 정말 되게 엄청 많다고. 심지어 사는 곳도 이사 갈 곳도 3층이라고.


그는 웃으며 짜장면 사주냐? 물었고 나는 탕수육도 콜!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삿날 집주인인 나보다 빨리 일어났고 빨리 도착해 눈곱도 못 뗀 나와 밍구와 조우했다.


이사하면서도 묵묵히 모든 걸 해줬고 쉬었다 가란 말에도 간다는 말과 함께 사라졌다.


참 고마운 사람. 그런 그가 언제나 산들바람 같은 삶을 누리길 바란다. 잔잔하게 시원한. 그런 풍요가 함께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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