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이 넘어 전화가 왔다. 댕이의 건강검진 결과. 꽤나 희박한 확률로 악성이 아니었고 그는 완치 판정을 받았다.
8살. 아직 중년이라고들 하지만, 병원에만 가면 왜 그렇게 불안하고 주눅이 드는지. 나이가 많다는 수의사 선생님 말에 왜 그렇게 가슴이 쿵하는지.
내 고양이는 그렇게 오늘도 무사했다.
자연스레 눈에 띄는 길냥이들이 마음을 저리게 만든다. 오늘은 굶지 않았는지. 오늘은 물을 마셨는지. 오늘은 안녕한지.
며칠 전 회사에 늦어 택시를 불렀다. 1분 뒤 도착이라는 알림에 집 앞에 서 있었다. 이어폰 사이로 들려오는 고양이 부름 소리. 환청인가 싶었고, 혹여 댕이가 날 찾는 소리일까 싶었다. 이어폰을 빼고 주변을 둘러보니 너무 깨끗한 고양이 한 마리가 날 애처롭게 불러대고 있었다.
배가 고프겠지. 집으로 올라가 사료를 가져오려는 찰나, 택시가 비상등을 켜고 내게 왔다. 애써 무시한 채 난 택시에 몸을 실었다.
몸은 편했지만, 마음은 편하지 않았다. 그렇게 지은 죄 하나. 오늘 꼭꼭 닫은 창 사이로 그 냥이의 부름 소리가 새어들었다. 부랴부랴 짜장면 먹고 씻어 놓은 일회용 그릇에 댕이 사료를 담았고 종이컵에 물을 담았다.
밍구에게 어서 이걸 주고 오라고 잘 숨겨서 주고 와야 한다는 말을 전했다.
사실 난 캣맘을 하지 않으려 한다. 내가 언제까지 이곳에 살지 모르는데 그 아이에게 괜시리 희망이 돼버릴까 봐. 그렇게 내가 일방적으로 안녕을 고한 아이들이 몇 마리일까. 난 그들에게 밥만 준다. 그저 굶어 죽지 않게, 오늘 한 끼라도 먹어 다행일 수 있게. 인사도 나누지 않고 만지지 않는다. 사람을 믿지 말라고. 사람을 믿어 네가 해코지를 당한다면 난 그날이 무너져 내릴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