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핑 캔디 같은 우리의 연애
호텔이 이렇게 힘든 곳이니?
내 사람의 생일이 다가왔었다. 매번 날 위해 노력하는 그에게 서프라이즈를 해주고 싶었다.
큰 마음먹고 5성급 호텔을 예약했다. 그에게 우리가 호텔을 가야 하니 반차를 쓰고 나올 것을 요청했다.
그리고 난 연차를 내고 부랴부랴 풍선과 머니건을 챙겨 그의 자취방으로 향했다. 풍선을 열개쯤 불었을까? 누군가 날 위해 풍선 이벤트를 해준다면 이건 진짜 반드시 꼭 울어야만 한다는 걸 깨달았다. 머리가 핑돌고 죽겠다 싶었지만 나머지 풍선을 이어 불었다.
한참 풍선 데코를 하는데 전화가 왔다.
"나 집 다와가~"
왜... 왜....? 반차잖아... 왜....
"왜 벌써와?"
"밥 안 먹고 일찍 나왔지~"
칭찬받을 걸 기대하는 그의 목소리에 반해 풍선 장식이 되다 만 어수선한 집. 그리고 진땀으로 젖어가는 내 몸. 순간 미친 듯이 머리를 굴렸다. 이렇게 망할 수는 없다.
"오빠~ 거기 수영장이 유명한데 수영모 꼭 써야 한대! 다이소에서 수영모 사와!"
"응!"
그렇게 그를 다이소로 보내고 풍선을 붙이고 케이크를 세팅하고 머니건에 돈을 채워 넣었다.
그리고 그의 등장.
피~ 땀~ 눈물~을 열창하며 머니건을 쏴줬다. 그날 난 그의 찐 웃음을 볼 수 있었다.
고맙다며, 그리고 우린 주섬 주섬 미친 듯이 방안 곳곳 흩어진 돈을 줍고 개수가 맞는지 하나하나 세며... 머니건이 3초만 좋은 거구나 생각했다.
그리고 우린 호텔로 향했다.
로비부터 우리에겐 큰 난관이었다. 체크인을 하고 우리에게 신용카드를 요구하는 안내원을 향해 불신의 눈빛 한가득을 보냈다. 그리고 서로 눈빛을 교환하며 '왜 신용카드를 요구하지?'
그런 우리의 멍청함을 알아차린 안내원은 미니바 사용과 관련해 아주 친절한 설명을 해줬다.
불신의 눈빛은 사라락 녹고 얼른 신용카드를 건넸다. 그리고 우린 아주 당당하게 엘리베이터가 있을 거 같은 곳으로 향했다. 그러나 그곳은 유리였다.
머리 위 느낌표가 떴다. 그런 내게 그는 속삭였다.
"쪽팔리니까, 산책하는 척해! 얼른!"
"응!!"
한참을 거닐며 엘베를 찾아 헤매는 우리를 문 앞에 서있던 직원은
'? 뭐지? 저것들은?'
이라는 눈빛을 발사했다.
어쩔 수 없다. 이미 들켰다. 우리가 엘베를 못 찾고 있다는 걸.
용기를 내 물었다.
"엘리베이터가 어디 있나요?"
그렇게 험난한 체크인은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한 예고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