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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럽집 Jul 17. 2018

29살로 100년을 사는 여자

영화 <아델라인 : 멈춰진 시간> / 블레이크 라이블리 주연

여주인공 '아델라인'

흐르는 물처럼 흐르는 시간은, 멈출 방법이 없어서 가끔, 거울을 보며 애석해한다.


스무 살 때, 교회에서 피아노를 쳤던 스물아홉 누나를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매일 똑같이 노트에 그 누나 이름을 적으며 이다음에, 이 누나와 결혼하겠다는 상상도 해봤다. 그래서 스물아홉은, 여자의 가장 아름다운 때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자신을 잘 꾸미고, 여성으로서 성숙한 나이.


29살로 100년을 사는 내용이 담긴 영화의 주인공 '아델라인'의 삶이 부럽다. 관리할 순 있겠지만 누구도 세월은 흔적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아델라인은 어느 날,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후유증으로 더 이상 늙지 않게 된다.


영화는 아델라인이 29살에서 멈춰 190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100년을 사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늙지 않고 산다는 건 마치 '기쁨 같은 슬픔'이란 걸 말해주고 있다.



100년 동안의 패션 변천사


1940년대 유행했던 업스타일 헤어, 벨벳 드레스

100년 동안 변해가는 복장과 머리스타일.

아르누보풍 보헤미안 자켓 / 1970년대 유행했던 머리스타일

영화는 단지 한 사람의 인생뿐 아니라 패션의 변천까지 담고 있다. 1900년대 초반 아르누보풍 패션으로 시작해, 1940년대 짙은 녹색, 초콜릿 색, 업스타일 헤어, 1970년대 뱅 스타일까지. 모델 같은 외모의 배우 '블레이크 라이블리'를 통해 당대의 유행을 구경해보는 것도 이 영화의 흥미이다.




어떻게든 이별..


가족과의 이별
사랑과의 이별

많은 것들과 이별했다. 작정하고 이별했다. 맘먹고 이별했고, 이를 악물고 이별했다.

- 시 '어떻게든 이별' / 류근


'아델라인'은 많은 이들과 이별해야 했다. 자신의 딸이 늙어서 할머니가 되는걸 마주해야 했고, 키우던 강아지가 노견이 되어 죽는 걸 경험해야 했다. 사랑하는 사람에겐 끝내 자신의 저주 같은 축복, 영원한 젊음에 대한 설명을 할 수 없어서, 이별해야 했다.


영원하기만 한다면 꼭 행복하기만 할 것 같은 젊음은 그 이면에 아주 많은 것들에게 마음을 닫고 대면해야 했다. 상대방들도 상처 받아야 했고, 아델라인도 고스란히 상처를 안고 고독하게 살아간다. 아름다운 앞면 때문에 가려진 뒷면의 흠집이 고스란히 나타난다.




늙지 않는 것만큼 고통스러운 것은 없다.
군중 속의 고독


군중 속에서의 고독은 더 지독하다.


나 혼자만 있다는 생각이 자신을 더 괴롭게 만든다. 차라리 혼자라면 외로운 감정을 당연하게 맞이하겠지만, 주변에 많은 이들이 있는데 위로가 돼주지 못할 때, 나 혼자만 있다는 생각이 들 때, 더 외롭다.


아델라인에게 29살로 지내는 100년을 사는 경험은 결국 '축복'아닌 '저주'가 되고 그렇게 '아델라인의 멈춰진 시간'을 함께하며 우리는 짧디 짧은 순간들을 소중하게 대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결국 행복이란 건 늙지 않는 외모가 가져다주는 건 아니었다.   


'시간'을 주제로 한 '아델라인, 멈춰진 시간'이라는 영화는 늙지 않고 사는 여자의 삶의 앞 면과, 뒷 면, 주변과 자신을 통해 어쩌면 인간이 오래 사는 건 좋은 일이지만, 영원히 사는 게 꼭 좋은 일만은 아닐 수 있다는 걸 알게 해 준다. 젊음은 짧기에 더 값어치 있는 시간이다.





영화 정보:


제목: 아델라인 : 멈춰진 시간, The Age of Adaline

장르: 드라마, 멜로, 로맨스

배우: 블레이크 라이블리, 미치엘 휘즈먼 외

감독: 리 톨랜드 크리거

개봉: 2015년

평점: 8.11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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