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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럽집 Dec 01. 2018

영화 국가부도의 날 후기, 여성 시대.

[국가부도의 날] 영화 이야기 2│ 한시현(김혜수)

'국가'가 '경제 위기'를 국민에게 숨겼을 때도
결국 '여성'들은 속이지 못했다.

극 중 '여성 시대'라는 추억의 라디오 채널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 라디오에선 가장 정확하고 빠르게
국가경제경제 현 실태가 퍼져가고 있었다.




영화 정보 & 후기 1(갑수 ver.) 링크


두 번째 영화 이야기 "여성 시대(시현 ver.)" 


단연, 이 영화의 주인공은 극 중 인물 '한시현'을 연기하는 배우 '김혜수'다.

김혜수가 연기하는 '한시현'이 너무 멋졌다. 단지 '여자'라서가 아니고 위기가 생겼을 때 가장 '적극적'으로 대했기 때문이다. 당시엔 분명 '여성'이라는 이유로 사회생활을 할 때도 불이익을 당하거나 조롱을 당하는 경우가 많았을 것이다. 마음 아프게 생각한다. 여성과 남성은 현재도 서로 평등해지려고 변화하는 중이다. 예전보다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

'IMF'라는 실화를 다룬 이 영화에서 '한시현'이라는 인물은 국가 경제 관련 기구의 팀장이었다. 높은 직급의 공무원이지만 한시현이 해야 하는 업무는 자신보다 더 높은 '국가 재정'관련 부처의 남자들이었다. 한시현을 '여자'로 보지 않고 함께 일하는 '파트너'로 보는 남자들도 있었으나 안타깝게 여자라는 이유로 무시하는 장면도 많이 나온다. 그래, 그 시대엔 단지 여자라는 이유로 발언 자체를 무시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했으리라 짐작은 했지만, 이런 중차대한 일에서도 여자 남자 가리는 그 상황이 너무도 한심했다.

위기에 "남자는 이성적이고, 여성은 감정적이다"라는 대사가 나온다. 요새로 치면 말도 안 된다. 남성이 더 감정을 이용하는 직업을 갖기도 하고 여성이 더 이성적인 직업을 갖기도 하니까 성립되지 못할 이야기였다. 바라건대 남성과 여성 둘 다 우월하다는 편파적인 성향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 "남자는 어떻고 여자는 어떻고"라는 말을 하는 순간 아마 '위기를 극복하는 포인트'에서는 한참 ㅂ벗어나 '성차별'에 대해 목소리만 높이다 시간 다 가고, 적기에 위기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그보다 안타까운 일이 또 있을까.

영화였지만 '한시현'이라는 인물이 존경스러웠던 이유는 여자라고 비아냥 거리는 상황에서도, '위기'라는 그보다 더 급하고 더 중요한 포인트를 벗어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사람과 사람이 '말싸움'을 시작하면 결국원인에서 벗어나 말싸움 중간중간에 높인 언성, 상처 준 발언, 과격한 행동으로 걷잡을 수없이 심해지는 게 비일비재 한데. 그렇게 되면 그때부턴 싸움을 위한 싸움을 하게 된다. 하지만 '한시현'은 '여성 비하'에 대해 일단은 넘겨서 국가 경제를 '우선순위'로 정하는 모양새였고, 때문에 대립하는 상황에서도 침착한 토론과 협상을 이어갈 수 있었다. 

물론 더 많은 활약을 할 수 있었던 한시현이 IMF 고위급 인사에게 한 당돌한 질문과 허를 찌르는 공격으로 불쾌감을 조성해 협상 테이블에서 제외가 되는 장면은 아쉬웠지만, 그건 분명히 '한국은행 통화정책 팀장'의 애국하는 마음. 즉 국가 부도를 막겠다는 열정이었으리라.

어찌 됐던 결국 '한시현'은 자신이 가장 현명하다고 생각했던 방법으로 끌어가지 못하고, 결국 IMF로 '국가 경제'주도권은 넘어가게 됐다. 그게 실제로 대한민국이 IMF라는 혼란으로 빠진 결정적인 계기로 묘사된다. 분명 '한시현'의 발언은 모두 무의미해졌던 게 사실이지만 그렇다 해도 당시 국가위기에 '한시현' 절대적으로 필요한 사람이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또 하나. 극 중 인물 '한시현' 외에도 이 영화에서는 수많은 '여성'들을 조명하고 있다. '국가부도'로 가는 과정에서 국가는 국민에게 '팩트'를 암묵하고 국가 경제는 점점 수렁에 빠지고 있었지만, 라디오 프로그램 '여성 시대'에선 경제가 무너져 가는 다양하고 많은 사연들을 낱낱이 고발되고 있었다. 내가 첫 번째 썼던 '갑수 버전'후기에서 썼던 것처럼 분명 남자들은 여전히 '어음'이라는 가상의 돈을 믿고 스스로 무덤을 파고 있었지만, 그에 비해 여성들은 국가 경제의 '이상한 조짐'을 눈치채고 있었던 것이다.

현재보다 여성의 사회적 직위가 낮았던 그 시절, 차별받았던 1990년대 그때 여성도 남성만큼, 어쩌면 더 세상 돌아가는 물정을 즉시 하고 있었던 것이다. 영화에서는 확실히 남자가 이렇다 할 해결 능력을 보이지 못한 게 사실이었다. 

'국가부도의 날' 전후, 그 과정에서만큼은 "여성 시대"였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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