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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럽집 Apr 24. 2019

영화 「고양이 여행 리포트」 리뷰

일본 영화 특유의 감성 + 반려묘 이야기

영화 포스터
영화 정보


제목: 고양이 여행 리포트 (2018), 2019년 5월 개봉 예정

장르: 드라마 / 119분

국가: 일본 / 전체 관람가


감독: 미키 코이치로

출연: 후쿠시 소타, 다케우치 유코, 히로세 아리스 외

평점: 7.6 / 10점 (다음 영화)



'사토루'와 고양이 '나나'


고양이가 키우고 싶어서...


사토루(후쿠시 소타)라는 아이는 고양이가 너무 키우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옥상 위로 올라가 "고양이를 키우지 못하게 한다면 여기서 뛰어내릴 거야"라며 셍떼를 쓰면서까지 '하치'를 키우겠다고 고집을 피웠던 거겠죠. 그렇게 사토루와 가족들은 고양이와 함께 살기 시작합니다.



사토루와 반려묘의 공통된 추억, 

가족에 대한 그리움.


사토루의 가족과, 반려묘 '하치'는 행복하게 잘 지냅니다. 엄마와 아빠가 싸우거나, 엄마와 사토루의 갈등이 있을 땐 언제나 하치는 더 마음 아픈 쪽인 엄마에게 다가가 위로하듯 부비적거립니다. 수학여행 가기 전날 밤 사토루가 엄마의 마음을 아프게 했을 때도 반려묘 하치는 엄마에게 다가가 몸을 부비적 거리지요.


하지만 그렇게 떠난 수학여행에서... 사토루는 엄마와 아빠가 교통사고로 두 분 다 돌아가셨다는 비보를 듣게 됩니다... 그 슬픈 기억을 유일하게 공감해줄 수 있는 가족은 이제 '하치'뿐이에요. 부모를 잃은 사토루에게 '하치'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나눌 수 있는 유일한 가족이 되었습니다.


사토루의 이모 '노리코(다케우치 유코)'


사토루의 이모.


아주 반가운 얼굴일 거예요. 예전에 <런치의 여왕>이라는 일본 드라마서 오므라이스를 아주 맛있게 먹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다케우치 유코'라는 배우가 사토루의 이모로 출연해요. 


아버지의 가족들은 이상하리만큼 혼자 남은 사토루를 거들떠도 보지 않아요. 가족이 아닌 건가요..., 엄마 쪽 가족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부모를 잃은 어린 사토루를 보육시설에 보내자고만 하죠. 그때 사토루를 맡아 키우겠다며 사토루의 이모가 나서는 바람에 다행히 사토루는 고아가 되지 않았어요.


'법관'이라는 직업을 갖은 이모는, 관사에 살고 있었기 때문에 반려묘 '하치'를 키울 수 없다고 말하지만 사토루는 반려묘도 나와 가족이라며 결국 이모와 함께 셋이 살게 됩니다.


두 번째 고양이 '나나'


첫 번째 고양이 '하치'

두 번째 고양이 '나나'


사토루가 가족을 잃었을 때 혼자된 것 같아 얼마나 슬펐을까요. 혼자 살아가야 한다는 외로움까지 더 하면 그때 사토루에게 세상은 얼마나 슬픈 곳이었을지 가여울 정도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아마 반려묘 '하치'가 있었기 때문이겠죠. 그리고 이모와 함께 살게 됐고요.


하지만 그러던 어느 날, 하치는 교통사고로 죽게 됩니다. 슬프지만 사람이든 동물이든 '죽음'이라는 이별의 수단은 도저히 막을 수 없었나 봅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하치는 아니지만 하치처럼 마음이 가는 길냥이 '나나'를 알게 됩니다. 


길냥이 었던 '나나'의 네레이션이 인상 깊었어요. 차에 치여 죽어가는 자신을 보며 울고 있는 사토루를 봤을 때 나나는 이렇게 생각했다고 합니다. "나의 사생팬, 널 나의 집사로 임명할게"라고... 그렇게 나나는 사토루와 함께 하기 시작했어요. 


귀여운 고양이 '나나'

사랑한다고 소리 지르진 않지만

잔잔하게 영원히 기억되는 사랑.


사토루와 반려묘 나나는 분명 그런 애틋함이었습니다. 사람과 동물이 이렇게 교감하는 게 신기하기도 하지만 어쩌면 사람과 사람 사이만큼이나 소중한 것 같기도 해요. 이제 사토루는 죽음을 앞에 두고 있어서 나나와 헤어져야 합니다. 사토루가 암에 걸렸기 때문이에요...



사토루와 나나의 헤어짐


어린 시절 부모를 잃고 슬퍼했던 사토루. 함께 그 추억을 공유했던 하치가 떠나 또 외로울 뻔했지만 '나나'와 함께였기에 다시 행복했습니다. 이 행복이 오랫동안 지속되었으면 좋았겠지만 이제는... 사토루가 떠나야 합니다. 


자신이 떠난 후 나나를 맡아줄 사람들을 찾아다니지만 여의치 않습니다. 그리고 나나도 사토루와 헤어지는걸 강하게 거부합니다. 왜냐고요? "나나가 5년 전 다른 사람 아닌 사토루를 '집사'로 임명했으니까요.."




비 오는 날 장례식,

죽어가는 사토루의 냄새를 킁킁대며

슬퍼하는 나나.


결국 사토루는 이모 '노리코'에게 나나를 맡기고 세상을 떠납니다. 사토루가 죽어간다는 걸 아는지 나나는 사토루의 곁을 떠나지 않았고, 마지막 순간을 사토루와 함께합니다... 




일본 특유의 감성 영화,

<고양이 여행 리포트>


저는 사실 '고양이'라는 동물을 좋아하지 않아요. 강아지를 좋아합니다. 그래서 거리를 걷다가 고양이가 다가와 정강이에 몸을 비비면 제 몸은 뻣뻣하게 얼음이 되곤 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나오는 하치와 그리고 나나를 보면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돼요. 강아지와 똑같이 사람과 교감할 수 있는 동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여름에 내리는 소나기 같은 영화. 저는 영화 <고양이 여행 리포트>를 그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소리 지를 만큼 극도로 격한 사랑의 감정은 아니지만, 영원히 애잔하게 사랑하는 사이. 사토루와 반려묘 하치와 나나의 사랑. 사랑은 그렇게 대단한 존재와 꼭 그렇게 대단하게 하는 게 아니었어요. 바로 곁에 있었던 거였습니다.


이 영화는 반려 동물을 키우는 모든 분들에게 애잔한 감동을 선사하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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