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럽집 Jun 28. 2019

영화│「칠드런 액트, 2019」 후기

성공했으나 가장 외로운 자리에 홀로 앉은 판사, 메이.


영화정보


제목: 칠드런 액트, The Children Act, 2017

장르: 법정영화, 바쁜 현대인의 가정생활 / 105분

국가: 영국 / 12세 이상 관람가


감독: 리처드 에어

출연: 엠마 톰슨, 스탠리 투치, 핀 화이트헤드

평점: 10 / 10점 (다음 영화)




영화 <칠드런 액트> 후기



1959년생 여배우. 아찔하게도 우리 엄마보다 나이가 많은 이 여배우의 미모와 지적 매력에 빠지고 말았다. 이 영화를 보고 있으면 정말 그럴 만도 하다. 주인공 '피오나 메이'를 연기하는 '엠마 톰슨'은 매우 감정적이기도 하지만 직업이 판사다. 그러므로 어쩔 수 없이 매우 이성적이기도 해야 한다. 일에는 중독돼야만 했고, 가정 법원에서 일하며 언론의 주목을 받는 커리어 우먼 이이기도 했다. 이 사람에게 가장 큰 매력을 느낀 건 역시 '사람을 살리는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메이 판사는 현명한 판결로 청소년들을 살리며 살아가는 여자다.



어쩌면 아주 많이 성공한 여성이었지만 한편, 남편에겐 늘 소홀했기에 남편은 급기야 지난 몇 년간의 성관계 횟수를 들먹이며 "바람을 피우겠다"라고 선언할 정도로 집에서는 영 별로인 여성이기도 하다. 남편이 못돼서가 아니라 정말 남자의 입장에선 와이프가 매번 바빠서 자신의 말을 경청하지 않고, 늘 잊고, 대충 대답하는 모습을 보며 실망스러워서 내린 결단이었을 것이다. 남편은 대학교수인데, 학교에서 만난 누군가와 바람을 피우기 시작하고, 딱 마침 메이는 종교로 인해 죽어가는 청소년의 판결을 맡게 된다.



나중에 나처럼 중년의 '메이'라는 여성에게 빠져드는 남자 주인공 '애덤'은 여호와의 증인이라는 종교 때문에 피 수혈받기를 거부하고, 그의 부모는 죽어가는 아들의 양육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찬가지로 치료를 거부한다. 안 그래도 남편과 이혼까지 해야 할 정도의 중대한 문제를 겪고 있는 메이였지만 이성적인 판단을 못하면, 이 아이 애덤은 죽게 되니까 집안일은 일단 뒤로 미루고 판결을 위해 애덤을 만나게 된다. 사랑스러운 청년 애덤은 결국 종교에 대한 신앙을 지키지 않고 수혈을 받게 되고 병이 낫게 된다. 이 모든 건 '메이'라는 판사의 현명한 판단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청년은 '메이'라는 여성을 좋아하게 된다. 스토커처럼 따라다니다 결국 발각되지만, 뽀뽀까지 하고 만다. 메이의 입장에선 아들보다 열 살쯤 어린 남자의 사랑을 어떻게 대처할까. 사실 남편은 대놓고 바람피웠기에 메이라는 여성도 도발을 저질르는 마음으로 자신을 좋아하는 청년과 사랑을 나눌 수도 있다. 물론 나쁘지만,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 자체가 나쁘다고 할 순 없는 바, 충분히 맞바람을 피울 수도 있는 상황 있었지만 역시 판사라서 그런지 이성적으로 대처한다. 청년 '애덤'을 보내고 다시 집으로 돌아온 남편 '잭'을 받아들인다.



그렇게 한 해가 다 지나갈 무렵, 법원에서 일을 하면서도 연말 파티를 위해 연습했던 '피아노 공연'이 있는 날. 메이에게 사랑하는 마음을 거절당한 '애덤'이 그동안 치료를 거부했고, 지금은 죽어간다는 말을 듣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랑곳하지 않고 연주를 했지만 결국.... 애덤이라는 청년이 생각나 못 견뎠던 메이는 겨울비를 맞으며 애덤의 병원을 찾아가지만... 결국 애덤은 치료를 거부하고 신앙심을 앞세워 죽음을 택하고 만다. 세드 엔딩.



내가 만약 메이였다면 어떤 결정을 했을까. 청년 애덤의 마음을 받아주고 사랑을 나누고, 결국 그를 살게 하고 싶게 했을까. 아니면 일은 일이니까 판사의 입장에서 법정에서 알게 된 어린 애덤이 죽든 말든 냉정하게 거절해야 했을까. 나 자신을 위한다면 아마 사랑을 택하든 청년을 살리든 쉽게 결정할 수 있었겠지만, 하는 일과 남편, 청년 애덤의 삶을 생각하면 할수록 이건 아주 어려운 결정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어쨌든 메이라는 중년의 여성은 성공했으나, 가장 외로운 위치에 홀로 서있는 판사였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매거진의 이전글 영화│「파리의 딜릴리, 2019」 후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