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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럽집 Jun 04. 2019

영화│「파리의 딜릴리, 2019」 후기

부제: 파리의 '벨 에포크' 시대


영화정보


제목: 파리의 딜릴리, Dilili, 2018

장르: 풍자형 애니메이션 / 94분

국가: 프랑스, 독일, 벨기에 / 전체관람가


감독: 미셸 오슬로

출연: 프로넬 샤를 암브롱 외(목소리)

평점: 9 / 10점 (다음 영화)




영화 에세이 <파리의 '벨 에포크' 시대>



샹송이 울려 펴질 것 같은 만화, 

<파리의 딜릴리>


에펠탑, 오페라 가르니에... 파리의 상징적인 곳들이 아주 예쁜 그림으로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이다. 스토리를 떠나서 영화 자체가 예뻐서 볼만하다. '벨 에포크'라는 말은 프랑스어로 '좋은 시대'를 뜻한다. 살기 좋았던 시대라는 말인가? 아니면 뭐가 좋았다는 거지?라는 의문이 생긴다면 영화 <미드나잇 파리>를 생각하면 된다. 그냥 뿜뿜 울리는 샹송과 별것 없는 시장을 걷는데도 분위기 있는 거. <파리의 딜릴리>에서 표현하는 시대는 그런 분위기를 안고 있기에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 같다.



피카소, 로댕. 모네. 르누아르, 로트렉이

살았던 <벨 에포크>.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를 봤다면 피카소나 달리, 헤밍웨이 등 <벨 에포크>시대를 살았던 예술가가 등장한다. '시간 여행'을 주제로 했기 때문에 주인공 '길'은 자신이 동경하던 작가와 예술가들을 만나는데, <파리의 딜릴리>에서도 '딜릴리'라는 여주인공은 파리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유명한 사람들과 만나게 된다. 어떤 면에선 <미드나잇 인 파리의>의 '만화 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이지만 그렇다고 '사랑'을 주제로 하고 있진 않다. 예술가들이 등장은 하지만 내용은 '사회 풍자'에 가깝다.



가벼운 만화일 거라 생각했는데

무서운 '인종차별'을 풍자한 전체관람가 작품.


우리나라는 '만화'라 한다면 '애들 보는 거'라고 규정짓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하지만 <파리의 딜릴리>를 시사회를 참여하게 됐을 때, 영화가 끝나고 작품에 대한 설명을 해주는 어떤 작가의 말처럼 프랑스 애니메이션은 단지 만화가 아니었다. 인종차별, 성차별을 다루고 있는 나름 무거운 의미의 작품이라서 놀랐다. 과거 프랑스는 아프리카 대륙에 있는 많은 국가들을 식민 통치 및 착취했으며 그들을 노예로 만들기도 하고, 동물원처럼 흑인들을 울타리에 가둬 전시했다. 실제로 일어났던 이 무시무시한 인종차별에 대해서도 가감 없이 고발하는 만화였다. 그래서 주인공이 흑인이었을까.



인간이 만든 가장 아름다운 곡선,

아르누보(새로운 예술).


예술사와 디자인사, 건축사를 오래전부터 공부했기 때문에 등장하는 소품이나, 길가의 가로등, 배우의 옷들만 봐도 대충 "아 어떤 시대겠구나" 예측하는 적이 있다. 이 영화는 19세기 말 <아르누보>시대를 많이 담고 있다. <벨 에포크>라면 그 시대 전체를 말하는 거고, <아르누보>라 한다면 그 시대의 예술 사조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때문에 파리 16구 골목길을 헤매면 아르누보 건축물, 폰트, 디자인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실제로 그곳엔 아주 아름다운 철제로 휘휘 꺾어 무언가를 미친 듯이 생산한 것들이 많이 남아있다. 아르누보 시절의 것들. 이 애니메이션은 '파리'라는 장소도 담고 있지만, <벨 에포크>의 아름다운 <아르누보>예술 양식을 담고 있기에 아주 멋진 작품이었다.




첨부: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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