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 / 우디 앨런 감독
프랑스 파리의 현재와 과거를 여행하다.
처음 파리를 여행하고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이 영화를 보게 됐다. 아마 파리로 여행 가거나, 파리를 상상해보거나, 파리를 여행했을 때 그리움으로 이 영화를 보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그런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이 영화는 두 가지 여행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하나는 시간여행, 또 하나는 프랑스 파리 여행. 파리의 현재를 배경으로 하지만 주인공을 통해 1920년대 파리로 들어가 그때 활동했던 예술가들도 만나볼 수 있다. 영화에서 나오는 풍경 하나하나가 예뻐서 좋았다.
파리를 여행하다
파리 풍경을 그리워하고 반해버리다.
영화가 시작되면 파리의 곳곳의 다양한 모습들이 영상으로 슬라이드 된다. 그중에는 '알렉산드로 3세 다리'와 '오페라 가르니에'도 있는데, 에펠탑이 워낙 예뻐서 그렇지 그 말고도 정팔 '파리스러운'곳들이 많아서 처음부터 영화에 반하게 한다.
'그리움'이란 단어는 '그림'이라는 어휘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파리의 모습들을 머릿속으로 그려보면서 그리워 한 시간이 깊고 길었다면, 이 영화 첫 장면부터 반할 수밖에 없다.
그려봐, 이 도시의 1920년대를.
비에 젖은 파리, 예술가들, 그리고 작가들을.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 中
타임머신 타고 타임슬립.
남자 주인공 '길' 앞에 복고풍 푸조 한 대가 선다. 파티를 가는 것 같은 사람들은 '길'에게 신나게 타라고 권유한다. 그리고 차는 마법처럼 1920년대 파리로 타임슬립 한다.
말도 안 되지만 아주 만약에, 이렇게 과거로 갈 수 있는 수단이 있다면 어떨까? 좋을까? 아니면 나쁠까? 주인공 '길'은 잘 나가던 직업을 관두고 '소설가'로 전향하는 과도기에 우연히 파리를 왔던 건데 자신이 그토록 존경하는 '헤밍웨이'가 활동하는 1920년대로 가게 되면서 그때의 예술가들을 만난다.
이 때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입체주의 화가 피카소, 초현실주의 달리를 비롯해 <노인과 바다>로 노벨문학상과 퓰리처상을 수상한 어니스트 헤밍웨이, <위대한 게츠비>를 쓴 스콧 피츠 제럴드, 그의 아내 젤다 피츠 제럴드 등 많은 예술가들이 파리에서 활동했던 시기다. 영화에서 이때의 예술가들이 약 30명이 등장한다. 영화를 보는 내내 알고 있던 예술가들의 등장이 신기하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다.
마치며, 각자의 골든에이지.
여행은 다시 현실로 돌아오는 길.
각자의 골든에이지(황금기)는 다르다. 소위 '골든에이지' 즉 '황금기'란건 '리즈 시절'이라고 말할 수 있다. 사람도 각자의 '리즈 시절'이 있듯, 남자 주인공 '길'은 1920년대를 파리의 골든에이지라고 믿었다.
'길'은 아름다운 1920년대의 파리에서 한 여자와 만나서 어울리다가 1800년대 말로 한번 더 타임슬립 되고 만다. 그때는 인상주의 화가 모네, 르누아르, 로트렉, 고갱이 활동했던 시기인데, 이 시대를 파리의 '벨 에포크'라고 부른다.
1920년대 여자는 '길'의 기준에선 더없이 만족할 수 있는 시기에 살고 있는 거지만, 그 여자는 '벨 에포크' 시대야말로 진정한 파리의 골든에이지라고 믿는다. 그리고 결국 '길'은 그 여자와 헤어지고 2010년대 현재의 파리로 돌아온다.
여기서 이 영화의 많은 아름다운 장면들의 한쪽, 다소 무거운 결정적인 메시지가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현재를 만족하자는 것. '리즈시절'이라는 말속엔 "지금보다 그때가 더 낫다"라는 부정적인 의미가 함께한다. 과거를 그리워말고 현재에서 만족을 찾자는 것이다.
여행은 결국 현실과 멀어지는 동시에, 다시 현실로 돌아오는 길인 것이다.
영화 정보:
제목: 미드나잇 인 파리, Midnight in Paris
장르: 멜로, 코미디, 판타지
배우: 오웬 윌슨, 마리옹 꼬띠아르 외
감독: 우디 앨런
개봉: 2011년
평점: 9.05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