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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럽집 Mar 01. 2020

스파르타의 테르모필레 전투

영화 「300」 후기 1 / 제라드 버틀러, 레나 헤디 주연

영화 정보



제목 : 300

장르 : 액션, 모험, 드라마, 전쟁

주연 : 제라드 버틀러, 레나 헤디 외

개봉 : 2007. 03. 14.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요약 : 스파르타 정예부대 300명 vs 페르시아 20만 대군.




1. 테르모필레 전투 배경



영화 <300>은 기원전 480년 있었던 실제 역사입니다. 제목 '300'이라는 숫자는 그리스에 속한 도시국가 '스파르타' 출신 정예부대 300명을 뜻하며 '테르모필레 협곡'이라는 곳에서 대규모 페르시아 군에 전멸당한 전쟁을 그리고 있습니다. 당시 페르시아는 주변 국가를 정복하고 연합한 '대제국'이었으므로 100만 대군을 끌고 그리스를 쳐들어왔다고 전해집니다만, 현대 역사가들은 1/5 정도의 규모인 '20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300명과 20만 명의 전쟁. 결과는 불 보듯 뻔했습니다. 스파르타 정예부대가 패배했고, 전멸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전투는 결과적으로 그리스로 쳐들어가는 페르시아 군대를 지연하는 결과를 만들어냈으니 실질적인 수확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더 큰 수확은 '스파르타인들의 용맹함과 영광'이었습니다.


스파르타의 정예부대가 페르시아 대군에게 선방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들의 용맹함과 강인함도 있었지만 사실은 '테르모필레 협곡'이라는 지형적 특성을 이용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페르시아 군대가 그리스로 가려면 꼭 지나야 하는 유일한 육로였던 이 협곡은 양쪽이 절벽으로 둘러싸여 있는 '좁은 외길'이어서 페르시아 대군이 힘을 발휘하지 못했던 거죠. 예를 들어 10차선을 달릴 수 있는 차들이 갑자기 1차선 도로를 지나야 하는 것처럼 병목현상이 이뤄지는 곳이었어요. 




2. 스파르타인들의 '스파르타 교육'



지금도 '스파르타 교육, 스파르타 교육'하면서 냉정하고 이성적이며 엄격한 교육 방식을 상징하는 교육언어를 쓰곤 합니다. 사실 스파르타 인들의 스파르타 교육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잔혹합니다. 남자아이는 걸음마를 떼자마자 '전쟁 기술'을 배워야 했으며, 아이들이 가는 군대 비슷한 기관에서 친구들끼리도 서로 죽도록 패며 '승리'만을 추구했던 국가였기 때문입니다.


스파르타 인들은 장애를 가진 아이가 태어나면 절벽으로 던져버렸을 정도로 냉혹하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장애 없이 태어났어도 강인하게 기르기 위해 아버지는 아들에게 "필요하다면 죽여야 한다"라고 가르치기도 했고요. 영화 <300>에서도 이런 스파르타 인들의 강인한 면을 강조하기 위해 초반에 아이가 아버지에게 싸움을 배우는 장면, 군대 비슷한 기관에서 또래와 잔인하게 주먹질하는 장면, 야생동물과 사투를 벌여 죽이는 장면들이 나오기도 합니다.


"지금 땀을 많이 흘려야 나중에 피를 덜 흘려"라며 열심히 훈련한 젊은이들의 삶의 목적은 오로지 '전쟁'이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정예부대원으로 뽑혀 '테르모필레 전투'에 출전하게 됩니다.




3. 테르모필레 전투 결과



죽으러 가는 거나 다름없는 300명의 정예부대. 그 안에는 아버지와 아들도 속해 있었습니다. 스파르타 실존인물 '레오니다스 왕'은 아들과 함께 정예부대원에 속한 아버지에게 아들을 잃을 수도 있는데 괜찮겠냐고 물었더니 이렇게 대답합니다. "아들은 또 있습니다" 이어 "용맹한 녀석입니다"라고. 결국 영화에서 아들이 먼저 죽고, 아버지도 마지막에 죽었습니다. 이런 말이 생각나네요. "평화로울 때는 아들이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지만 전쟁 때는 아버지가 아들의 장례를 치른다"


협곡의 지형을 이용해 페르시아 군대를 잘 방어했지만, 아주 큰 수적 열세에 스파르타의 정예부대는 무릎을 꿇게 됩니다. 페르시아 제국의 왕인 '크세르크세스'가 항복하면 스파르타가 속한 그리스 연합국가의 통치권을 준다며 무릎을 꿇으라 했을 땐 완강히 거절했지만 결국 화살에 맞고 칼에 찔려 죽어가면서 무릎을 꿇게 된 것입니다. 항복 대신 죽음을 선택했던 거죠. 그래도 페르시아의 정예부대인 '임모탈'과 살인 병기 같은 거인, 코뿔소, 코끼리의 공격은 모두 방어했을 정도로 스파르타의 전투력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미드 <바이킹스>에서 보면 전쟁 중 죽는 것을 아주 영광스럽게 생각하는 장면이 여럿 나옵니다. 그들은 용맹하게 죽었을 때만 '발할라'라는 천국을 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마찬가지로 스파르타 인들도 용맹하게 싸우고 영광스럽게 죽었을 때 자신들이 믿는 신 곁에 갈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대군에 맞서 싸운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4. 이 영화



무모할 정도로 용맹했던 스파르타인들. 이 영화가 유명했던 이유 중 하나는 근육질의 남성들이 대거 등장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2007년 개봉 후에 많은 패러디 장면들이 나오기도 했었죠. 하지만 이는 역사적으로 반은 사실이고 반은 실제와 다르게 각색된 연출입니다.


스파르타가 속한 고대 그리스는 '남성의 잘 다져진 몸'이 미의 기준이었기 때문에 모두 근육질이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으나, 팬티와 망토만 입고 싸우진 않았습니다. 남성의 몸을 부각하기 위해, 또는 영화의 홍보와 이슈를 위해 각색된 연출인 거죠. 영화가 재밌기 위해 넣은 요소들이 실제 역사완 매우 다른 모습이 많았기 때문에 이동진 평론가는 영화 <300>에 대한 평을 '나쁜 오락'이라고 비판적인 평가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이 영화 <300>은 관심 없던 서양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가게 해줬고, 스파르타인들의 용맹함을 알게 됐을뿐더러 일상에서 자주 쓰이는 '스파르타 교육'이 뭔지 영화를 통해 체감할 수 있었으니까 매우 좋은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의 마지막 부분 대사가 특히 기억에 남는데요, 그 대사로 이 후기를 마치겠습니다. 스파르타의 왕 '레오니다스(제라트 버틀러)'는 스파르타로 향하는 전령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그리곤 다음날 전투에서 전사하게 됩니다.


"우릴 기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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