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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럽집 Apr 19. 2020

스페인 톨레도 여행 Ⅱ

여행고픔증 연재 002. '소코 트렌'타고 톨레도 한 바퀴

톨레도 전경 / 사진 : 유감성


오래전 오랫동안
스페인의 수도였던 톨레도




소코 트렌 타고 톨레도 한 바퀴
소코도베르 광장에서 출발
산 후안 데 로스 레예스 수도원
산 마르틴 교
알칸타라 다리


'소코 트렌'에서 본 창 밖 풍경들


여행을 의미 있게 해주는 지식이 뭘까. 난 그걸 '역사'라고 생각한다. 역사는 기본적으로 '오랜 시간'을 담고 있고, 오랜 시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톨레도에는 시간을 품은 오래된 것들이 아주 많았다. 일일이 다 걸어 다녔으면 좋았겠지만 '소코 트렌'을 통해 바라본 톨레도도 의미 있었다. 여행의 시간은 한정적인데 이 곳의 역사를 모두 볼 수 있는 수단이라서 좋았다.


소코도베르 광장에서 조금만 올라가면 '알카사르(Alcázar de Toledo)'라는 곳이 있는데, 그 옆에서 열차가 출발했다. 톨레도 버스터미널부터 힘들게 걸어 올라왔던' Calle de la correra' 길을 지나 톨레도 외곽을 도는 코스였는데, 먼저 '알칸타라 다리'가 보였다. '알칸타라 다리'는 톨레도라는 도시가 형성될 때 놓인 최초의 다리 중 하나. 톨레도 기차역에서 걸어온다면 이 다리를 지나 구시가로 올라갈 수 있다. 이 다리만큼은 한 번 걸어봤어도 괜찮았을 것 같은데...,


알칸다라 다리가 지도 상 동쪽에 있다면, 서쪽엔 '산 마르틴(Puente de San Martín)' 다리가 있다. 톨레도 지형이 타호 강에 U자로 둘러져 있는 '내륙의 섬'형태로 되어있기 때문에 북쪽을 제외한 나머지 방향은 모두 다리를 건너야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그나마 북쪽도 언덕으로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방어에 용이해서 하늘이 내려준 '천혜의 요새' 또는 절대 무너지지 않는 '난공불락의 요새'라 불려 왔었다.


여행 오기 전에 스페인 관련 책을 10권 넘게 읽은 것 같다. 스페인 두 번째 여행이니까 지난 몇 년간 구매한 책만 해도 10권 가까이 되고, 도서관에서 빌려 본 책도 서너 권 있는 것 같다. 아무튼 그 책들에서 스페인, 그리고 톨레도 도시에 대한 역사에 대해 알게 됐는데, 그래서인지 '소코 트렌'을 창 밖 풍경들을 보며 "그래서 저런 것들이 있었구나"라며 왠지 반가운 곳이 많았다.


'산 마르틴 교'만 해도 지금까지 650년 가까이 된 오래된 건축물이다. 650년 전엔 또 어떤 풍경이었을까.



톨레도 대표 사진
톨레도, 대성당, 알카사르가 보이는 풍경
San Pedro Mártir, Iglesia de los jesuitas
알카사르, 타호 강이 함께 보이는 풍경


"내가 여길 얼마나 오고 싶었는지 모를 거야"


정말 미치도록 보고 싶었던 곳. 톨레도에선 바로 여기 '전망대(Mirador del Valle)'였다. 톨레도에 관련한 여행 다큐가 많지 않지만 그나마도 분량이 많지 않은데 이 곳의 모습이 항상 나왔다. "진짜 여기서 사진 한 장만 딱 찍었으면 좋겠다" 생각했었는데, 정말 오게 돼서 너무 기뻤다. 그동안 덥고, 힘들었던 모든 것들이 소멸되는 기분이었다. 나도 모르게 "아 이제 됐어, 오케이"


톨레도 대표 사진엔 단연 '알카사르'가 빠질 수 없었다. 왼쪽 끄트머리에서 하늘을 향해 손 뻗고 있는 '톨레도 대성당'도 멋있었지만 톨레도 대표 사진에선 '알카사르'가 메인이었다. 톨레도가 '타호 강'에 둘러싸여 있는 언덕지형인데, 그중에서 제일 꼭대기 '세르반테스 언덕'에 알카사르가 거대하게 서있었다. 


알카사르라는 의미는 사실 적군의 침입을 감시하고 방어하는 군사 목적의 '요새'이나 이 곳의 알카사르는 스페인 왕들의 '궁전'역할을 하기도 했다. 20세기 초반 '스페인 내전'때 거점으로서 뺏고 빼앗긴 역사가 있기도 하다. 16세기 건축된 이레 스페인 내전 때 많이 소실됐었지만 다행히 도면이 발견돼 현재의 모습으로 보수됐다. 현재는 내부에 '군사 박물관(Museo del Ejército)'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아무튼 알카사르가 있는 톨레도가 너무 멋있어 보였다. 특히 '타호 강'이 함께 보이는 장면이 좋다. 그 이유는 톨레도가 결국 '타호 강'이 있기에 역사도 만들어졌고, 의미 있는 도시가 됐기 때문이다. 타호 강은 톨레도를 지나 이베리아 반도를 가로질러 포르투갈의 '리스본'까지 이어진다는 것도 신기하다. 서로 다른 강인 줄 알았는데 스페인에선 '타호 강(Río Tajo)'이라 부르고, 포르투갈에선 '테주(Tejo)'강이라 부른다. 스페인어는 알파벳 'J'를 'H'발음으로 하기 때문에 차이가 있었다. 구글 지도에서는 라틴어 발음 '타구스 강(Taqus)'이라고 표기된다. 


이렇게 여행하면서 멋진 뷰도 보고 스페인 쿠엥카 지역 산맥에서 피어난 작은 강줄기가 '톨레도'를 지나 포르투갈 '리스본'까지, 그리고 대서양 바다까지 흐른다는 사실에 대자연의 신기함도 느낀다. '소코 트렌'을 타고 창밖을 보면서 여행 생각, 톨레도 생각, 포르투갈 생각, 로마 생각 등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소코 트렌을 타고 최고 좋았을 땐, 여기 전망대에서 10분가량 쉬었을 때였다.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 장소.




멀리 알카사르가 보이는 언덕


소코 트렌을 타고 다시 소코도베르 광장에 돌아왔다.


지금부터는 톨레도의 골목길을 거닐며 과거 가톨릭 세력의 땅이었다가, 이슬람 세력의 땅이 됐다가, 마지막에 다시 가톨릭 세력이 된 이 톨레도의 역사를 몸소 체험해보는 여행을 해보려 한다. 스페인 역사를 통틀어 봐도 매우 중요하고 흥미로운 요소이다. 특히 톨레도는 이 흥미로운 사건들 중심에 늘 서있었다.



스페인 톨레도 여행 Ⅲ 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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