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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럽집 Oct 02. 2020

영화 <킹스맨: 골든 서클>

역설적이며 모순적인 우리 인간들

영화 정보



제목: 킹스맨: 골든 서클

영문: Kingsman: The Golden Circle

평점: 6.4 (다음 영화)


장르: 액션, 어드벤처, 코미디

국가: 미국, 영국

개봉: 2017. 09. 27.

상영시간: 141분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감독: 매튜 본

주연: 콜린 퍼스, 태런 에저튼, 줄리안 무어

누적관객: 4,945,484 (영상진흥위원회)


요약:

영국의 킹스맨 & 미국의 스테이츠맨

멀린과 포피의 모순적인 인간상

킹스맨 2, 골든 서클의 깊은 뜻




영화 후기

역설적이며 모순적인 우리 인간들



영국의 킹스맨 & 미국의 스테이츠맨


전작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가 중세시대 <아서왕의 전설>이나 <원탁의 기사들>의 영국 역사와 문화를 풍자한 스토리로 재미있게 구성됐다면, 킹스맨 시리즈 두 번째 「킹스맨: 골든 서클」에서는 영국의 '킹스맨' 비밀조직처럼 미국에서 활동하는 '스테이츠맨'이 등장하며 둘은 힘을 합쳐 악당'포피'를 무찌르는 내용이었다.


초반부에 영국에 있는 킹스맨 본부와, 무기고라고 할 수 있는 런던 새빌로의 양복점이 폭파되길래 킹스맨이 모두 와해된 줄 알았다. "여기서 어떻게 다시 재기하여 악당 포피를 상대할까?"라는 의문을 가지던 중 에그시와 멀린이 미국에 있는 동맹조직 '스테이츠맨'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시작부터 반전된다. 스테이츠맨은 켄터키에서 양조장을 운영하면서 부를 축적해 비밀조직을 운영하고 있었다. 스테이츠맨의 등장으로 미국 뉴욕, 미국 남부의 매너, 서부 사람들의 개척성을 드러내며 '미국의 문화'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흥미로웠다.

작중 멀린이 <웨스트 버지니아>라는 미국의 포크송을 부르기도 하고, 1932년 미국에서 발명된 '지포 라이터'를 부각하며 깨알같이 미국의 문화를 끊임없이 설명한다.


이번 편에서 '포피'라는 악당이 등장한다. 전편의 '밸런타인'처럼 포피도 참 모순적인 존재로 설정된 것 같다. 완전히 '나쁘다'라고 말할 수 없고, 그렇다고 '착하다'라고는 더욱 말하기 어렵다. 간단히 말해서 전편 악당인 밸런타인이 '지구를 사랑하는 인간 학살자'라면, 포피는 '인간을 도살하는 채식주의자'였다. 극도로 모순적인 면모였다.




멀린과 포피의 모순적인 인간상


'모순적이다'라고 한다면 킹스맨 조직의 행정과 훈련을 맡은 '멀린'을 빼놓을 수 없다. 나는 솔직히 '멀린'이 이번 편의 주인공이라고 말하고 싶다. 영화에서는 멋지게 킹스맨으로 성장한 '에그시'와 다시 살아난 '해리'를 주인공이라고 소개하고 있지만 말이다. 1편에서는 냉정하고 냉철한 판단자 로만 보였던 멀린. 킹스맨 관련 모든 시설이 폭파된 후 다른 요원들의 죽음을 추모하며 에그시와 술을 마시는 장면에서 술에 취해 펑펑 우는 모습을 보인다. 피도 눈물도 없이 강인할 것만 같았던 멀린이 참 인간적으로 보였다. 분명 멀린은 냉혹한 판단자 이기 전에 '따뜻하고 마음 약한 사람'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고.

해리와 에그시를 따라 함께 작전에 참여했던 멀린. 에그시가 실수로 지뢰를 밟자, 멀린은 잠깐 지뢰를 냉동시키고 에그시와 해리가 작전 수행할 수 있게 한 후 자기가 그 지뢰를 대신 밟아 기꺼이 자신을 희생한다. 포크송 <웨스트 버지니아>를 부르면서 적과 자폭하며 생을 마감하는 장면에서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감동적이었다. 그래서 나는 멀린이 이번 편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하고 싶었다. 멀린을 위해 내가 추모주를 한 잔 마셔야겠다.


줄리안 무어가 연기하는 악당 '포피'도 멀린만큼이나 대단히 역설적인 존재였다. 마약을 팔아 돈을 벌었고, 더 많이 벌기 위해 인류를 인질로 삼아 미국 대통령에게 마약 합법화와, 독점을 허락해달라고 한다. 그러면서 자기 부하가 마약을 하면 산채로 커팅기에 넣어서 갈려 나온 살점으로 햄버거 패티를 만드는 잔인성을 보인다. 너무나 끔찍한 장면이었다.

근데 잠깐, 커팅기에 넣은 게 사람이라면 다시 한번 너무 끔찍하지만 "사람은 돼지나 소를 커팅기에 넣어 거기서 나온 내용물로 패티를 만들어 정말로 햄버거라는 음식을 만들어 먹고 있잖아"라는 생각이 들면서 참 나라는 존재도 모순적이구나 반성하게 됐다. 돼지와 소는 괜찮고 사람은 안 되는 건가. 치즈와 케첩, 마요네즈와 머스터드만 있으면 우리 인간도 킹스맨의 포피처럼 쓰레기라도 먹을 기세로 인간 외 타 생명체에 대한 측은함이 결여된 채로 살아가고 있진 않은가.




킹스맨 2, 골든 서클의 깊은 뜻


영화 제목이 왜 '골든 서클'일까 궁금했다. 악당의 목에는 24K 황금으로 만든 '골든 서클'이 새겨진다는 것과 스테이츠맨 위스키 요원의 전기 올가미에서 '블루 서클'이 생긴다는 것 외엔 묘연했다. 그런데 포피의 잔인성을 보면서 한 가지 깨닫는 게 있다. "생명의 가치보다 돈의 가치가 더 높은가"

혹시 우리, 아니라면서도 생명보다 돈의 가치를 더 드높게 생각하고 있진 않는가.


「킹스맨: 골든 서클」의 다른 사람들 후기들을 읽어보니까 많은 리뷰어들이 전작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보다 못하다는 평가를 하던데. 영화 구석구석에 숨어있는 영국과 미국 문화, 멀린이라는 주인공급 조연, 과거 독일 나치군의 '악의 평범성'을 뛰어넘는 '인간의 역설성과 모순성'의 참뜻을 파헤쳐보면 생각해봐야 할 것들이 끝도 없기에 나는 전작보다 이번 편이 좋다 나쁘다 평하고 싶지 않다. 이번에도 전작처럼 훌륭했다고 생각한다.


마약을 한 사람들을 응징하려던 대통령은 탄핵되고, 과도한 업무로 힘들어서 마약을 했던 부통령은 영웅처럼 추대받으며 대통령이 되며 영화는 끝난다. 이 모순, 옳다며 연출 그대로 올곧게만 인식하여야 할까.


아참 근데 나는 영화 초반부에서 킹스맨의 모든 게 폭파되었음에도 다시 희망을 갖고 동맹조직 '스테이츠맨'과 결탁하여 악당 '포피'를 응징했던 킹스맨이 너무 멋지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 영화처럼 내 현실 삶에서도 어떤 어려움 있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나쁜 것에 맞서고, 옳다고 신념 하는 것에 대해 여태 해왔던 나의 전통을 지켜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매거진의 제목처럼 영화로운 삶처럼.

「킹스맨: 골든 서클」은 '희망'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정말 괜찮은 영화였다. 갑자기 이런 명언이 하나 생각나네.

"사고의 시작은 다른 사람들과의 의견 충돌뿐만 아니라, 자신과의 의견 충돌로도 이루어진다"


「킹스맨: 골든 서클」은 인간의 역설성과 모순을 확인해가면서 나 자신과 우리 인간들에 대해서 고민해보게 만들었던 명작일 뿐이었다.




1편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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