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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럽집 Apr 13. 2022

영화 : 내 사랑(Maudie, My Love)

신체의 장애를 극복하고 '화가'가 된 모드의 이야기

Dilige et fac quod vis.

사랑하라,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을 하라.

- 한동일 '라틴어 수업' 중에서



내 사랑(Maudie, My Love)라는 영화에서 신체의 장애를 극복하고 '화가'가 된 모드(Maudie)를 보면서 "나도 남들보다 특별히 잘하는 게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타고난 관절염 때문에 목을 한쪽 어깨에 붙이고, 다리를 질질 끌면서 걸어야 했던 모드.  동네 어린아이들이 짓궂게 따라오며 놀려도 꿋꿋이 한 발 한 발 씩씩하게 걸어 나간다. 가족에게 짐처럼 대우받고 부모의 유산조차 친오빠에게 다 빼앗기더라도 모드는 용기를 잃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사랑하는 일을 계속하게 되고 결국 화가가 되는 것이다.


나는 어떤가. 나는 모드처럼 장애가 있지 않고 가족에게 짐이라고 느껴질 만큼 살고 있진 않지만 모드처럼 씩씩하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정하고, 그것을 꾸준히 사랑해왔는가. 혹시 뭐 조금 어렵고, 약간 위태하거나 주변 상황으로 인해 쉽게 그만두고 살진 않았는가, 라는 생각.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영화. 내 사랑.




이 영화에서는 제목처럼 모드의 낡은 양말 한 쌍 같이 가엾고 글썽이게 만드는 사랑을 이야기하기도, 눈을 질끈 감게 만드는 모드의 장애의 아픔을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모드의 꿈, 장애를 딛고 일어서는 성공에 대해 인상 깊게 봤다. 이 영화를 보면 내 기억 속에서 접근하기 힘들었던 '아픈 기억'쯤은 이제 잊고, 다시 모드처럼 멋지게 내가 좋아하는 일로 성공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를 보는 일은 이래서 좋다. 영화를 고 나면 고작 2시간 남짓에 일상을 대하는 태도가 이후 미묘히 달라진다. 모드가 하고 싶은 그림 그릴 돈을 벌기 위한  마디, 자신을 가정부로 써달라며 '에버렛(에단 호크)'했던 말이 특히 인상 깊다.


"I'd like job. (절 써주세요)"


힘내자. 지금 내 주변에 닿아 있는 것들이 나를 힘들게 할지라도, 나는 내가 애초에 하고자 했던 것들을 잊지 않고 매일 생각하고 사랑하고 나중엔 그것들을 꼭 해보자. 내가 사랑하는 것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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