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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럽집 Oct 02. 2018

매일 다른 사람으로 살아가는 삶

영화 [에브리데이] 후기│미국판 '뷰티인사이드'

하루쯤 다른 사람과 삶을 바꿔서 살아보고 싶을 때가 있다.
하지만 그것도 '매일'이라면 누굴 '사랑'조차할 수 없는 삶일 텐데 행복할까?



영화 정보


제목: 에브리데이 / Every Day, 2018

장르: 로맨스 / 멜로 / 판타지

배우: 앵거리 라이스, 저스티스 스미스 외

감독: 마이클 수지

개봉: 2018년 10월 11일

평점: 없음. (개봉 전, 시사회 관람)




영화 후기



A라는 남자가 있고, 그 남자는 '육체'가 없이 '영혼'만 있다.


어쩌면 여자는 자신을 사랑하는 'A'가 매일매일 다른 모습으로 찾아오니까 매일 새로운 느낌으로 'A'를 대면할 수 있고, 매일 새로운 사람과 연애하는 것 같을 수 있을 것 같다. A라는 영혼도, 여자도 10대 둘 다 10대 후반이다. 그래서 넘실거리는 컵의 물처럼 위태로워도 오히려 즐길 수 있었다. 


깊이 빠져가는 이 사랑에서 '영혼'만 있는 게 문제는 안될 수 있겠지만 '영원할 수 없다'라는 슬픈 가능성이 점점 현실로 다가올 때 둘은 그 어떤 나이의 사람보다 슬퍼질 게 분명했다. 남자는 매일 다른 육체로 영혼을 옮겨가야 한다. 여자는 연락도 기다려야 하고, 모르는 사람이 다가올 때까지 A를 기다려야 한다. 

육체로 존재하지 않는 영혼을 사랑하는 중이라 따르는 혼란스러움과 막연한 기다림은 여자를 행복하게도, 그리고 불행하게도 한다.


우리는 한 번쯤, 돈 많은 사람이나 돈 없는 사람, 나이가 많은 사람이나 나이가 적은 사람, 어쨌든 나와 다른 라이프스타일로 살아가는 사람과 하루쯤 바꿔살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생각이 바뀔지도 모른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냥 내 몸 그대로, 나의 삶'을 여전히 살고 싶어 할 것 같다. 삶의 패턴을 바꾸는 건 '흥미'로운 일이지만 '행복'한 일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는 우리나라 영화, 한효주가 주연했던 <뷰티 인사이드>와 비슷하지만 같진 않다. <뷰티 인사이드>는 최소한 '우리 집'이라는 공간은 같고 아침이 되면 다른 사람이 되어 깨어나는 거지만 <에브리데이>는 다른 사람으로 깨어나고, 그 사람의 집에서 그 사람의 주변 사람들과 함께 지낸다. 그래서 더 A는 혼란스러운 삶을 이어가고, 그 혼란스러움은 곧 슬픔으로 찾아온다. 


이 영화는 '판타지'에 가깝다. 있을 법한 일이 아니라 아예 불가능한 설정으로 영화가 시작되고 마친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당연하게 생각했던, 가만있는 삶을 다시 한번 헤집어 놓고, 원상태로 복귀하게 해줄 것 같다. 영화 <에브리데이>는 이번 달, 10월 11일에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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