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원래 강아지를 질색하는 편이었다. 좀 더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자면 개를 좋아하지 않은 편이었다.
기억 속에서 나는 할머니 댁 근처에서 어릴 적에 큰 개에 한 번 쫓긴 이후로 그랬던 것 같다.
그래서 동생이 집에서 강아지를 기르겠다고 분양받아왔을 때는 사실 당황했었다. 물론 기억 속의 개처럼 크지도 않고 사납지도 않았지만 물릴까봐 무서웠다랄까...?ㅎ 다시 생각하면 어이가 없었던 생각이 아니었을까??
몸집도 강아지의 몇 배나 큰 나인데,, 내가 잘못된 것일까? 생각하며 강아지와의 불편한 동거가 계속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강아지의 눈에는 내가 익숙한 사람이라고 생각을 했던 것인지,, 짖지도 않고 꼬리를 흔들며 쫓아왔다. 묘한 느낌이 들었다. 사실 집에 왔을 때 누군가 반겨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그게 사람이 아니라 강아지라서 그랬던 것이 아니었을까? 그렇게 내가 두었던 강아지와의 거리가 좁혀지면서 강아지의 활동반경은 점점 넓어졌다. 처음에는 동생 방 한 켠에 울타리 안에 있었던 것이 이제는 거실 그리고 내방까지 넘어왔다.
넓어진 활동 반경만큼 이곳저곳 소변을 통해 난감한 경우가 생기긴 하지만 엄마에겐 3번 째 자식이 되었고, 강아지를 뭐하러 집에서 키우냐?라고 이야기를 했던 아빠는 이제는 잘 때 강아지를 방안으로 데리고 들어간다. 이제는 완전히 가족의 구성원으로 그리고 애교를 부리는 모습을 보면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날 때가 있다.
강아지야 ~~~ 앞으로도 우리와 함께 있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