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씩 쌓이는 헌혈로 쌓는 흔적들

by 현우

헌혈은 나에게 있어 단순한 의무를 넘어선 삶의 가치 그 자체다. 처음 헌혈을 결심했을 때는 그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작은 바람뿐이었다. 그러나 횟수가 쌓이고, 헌혈증이 하나둘 늘어날수록 내 마음속에는 ‘생명을 나눈다’는 실감이 조금씩 자리 잡았다. 헌혈을 통해 누군가의 삶을 지켜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보람으로 다가온다.

헌혈의 순간은 짧지만, 그 의미는 깊고 오래 남는다. 병원에서 수혈이 절실한 환자들을 보면 피 한 방울이 누군가에게 얼마나 귀중한 선물이 될 수 있는지를 실감한다. 나의 몸에서 흘러나온 피가 다시 누군가의 몸속에서 생명으로 순환한다는 건 놀라운 연결이다. 그런 경험은 인간으로서의 따뜻함과 연대감을 더욱 깊이 느끼게 해주었다.


헌혈로 받은 공로패를 바라보면, 단순히 숫자로 표현되는 횟수 이상으로 쌓인 나의 진심이 떠오른다. 특히 대한적십자사로부터 받은 은장과 금장은 내가 얼마나 꾸준히, 그리고 책임감 있게 생명 나눔에 임해왔는지를 상징하는 작은 증표다. 물론 상을 받기 위해 헌혈을 한 것은 아니지만, 그런 인정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 길을 걸을 수 있는 힘이 되어준다.


무엇보다 헌혈은 내가 타인과 함께 살아가고 있음을, 그리고 언제든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존재임을 상기시켜준다. 세상이 각박해질수록 우리가 나눌 수 있는 작은 따뜻함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헌혈은 늘 일깨워 준다. 앞으로도 가능한 한 오랫동안, 누군가의 생명을 위한 작은 연결 고리로 살아가고 싶다. 헌혈은 나의 삶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고, 내가 누구인지 정의해주는 소중한 여정이다.

매거진의 이전글우리 모두는 가치있는 존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