묶음 시 Vol. 002
말리면 차가 되는 껍질
남도의 희생 양
노랑도 주황도 싫어
제 색을 내는 고집 있는 모양새
생떼쟁이 낑깡도 아니며
외자로 불릴 것이며
얼마 지나지 않아
딸기에 밀려 날 귤
호스피스 병동 복도 귀퉁이에 놓여도
생명의 끈을 놓지 않으리라
쓴 소주가 달게 느껴질 때쯤 이면
너도 더 이상 시지 않으리
차가운 베란다에서도
푸른곰팡이 모체가 되는
물러터진 마음씨
노래진 손으로 너를 까
갈라진 혓바닥으로 삼킨다
봄이 오는 밭가
녹는 눈 밑에서
널 마주할 때가 오면
잘 묻어 줄게.
눈은 비겁해
눈은 우니까
마음은 속상해
마음은 속이니까
나는 나약해
강한 척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