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얼로그 다이어리

by 인디에이전트

차가운 콧구멍 시원한 공기 비염이 뚫리고 호흡이 열린다 시간은 9시 언저리 필터를 깨문다

노안 앵경렌즈 너머로 브런치 글쓰기 버튼을 누른다 인간의 본능이 발현한다 반짝이는 검은색 글자, 재떨이 수북한 종이컵이 시커멓다. 더러워라 찬 공기로 머리가 맑아진다


일과를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이 시간만이 중지를 놀려 핸드폰 자판을 두드리게 한다 브런치 20일 차쯤, 몇 분 들의 라이킷 눌러주심에 쓱 웃는다 덩달아 용기를 낸다 든든함에 괜시리 써가는 주저리에도 내가 밉지 않다 "통계"를 세보고, 화면 우 상단 빈 종에 연두색 점이 생겼나 들락 거린다

본디 나 같은 작자가 말을 글로 쓰면 유치하기 마련, 모음자음 누르다 보면 적어내기 급한 문자로 박히고 만다 내 시가 좋아서 보다는 글 쓰는 사람들은 비슷하겠지, 뭔 말 인지 몰라도 뭔 말인지 아는 희한한 세계


연말연초에는 홍보용 다이어리를 받는다

매해 연말 공짜로 받아 왔던"현대해상"다이어리를 좋아한다 제 용도대로 쓰지 않아 식탁 옆 손아귀권에 널브려 놓으면 내키는 대로 넘기다 휘갈긴다 아무 말대잔치, 스치는 문군데도 지나서 보면 꽤 괜찮은 문구도 건진다 - 그 반대가 더 많다 -

출시 연도는 달라도 거기엔 변함없는, 글 수다 많은 내가 있더라니, 누가 신년 다이어리 준다 하면 꼭 받으시길 암웨이, 프루덴셜, 현대차, 국민은행 거도 다


지금의 난 동생이 될 터고, 얼마 후 2026년이 되면 한 살 엉아가 되어 있을 거다 올해 남은 며칠, 동생한테 잘해 주자 비리비리하고 모자라더라도, 암만


"라이킷" 보내신 작가님들, 처진 어깨에 들썩거림을 주시니 좀 약아빠진 글로 애써 본다

하던 대로 멈추지 마시길, 받아쓰기하던 깍두기공책 채우듯 또박또박 적고 싶다 이곳에 녹록히 오래 머물러 있길 바란다


잠드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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