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는 나의 힘
근래에 와서야, 내가 조금도 자라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주사기를 무서워하며 육체적 엄살을 부리던 작은 아이가, 무얼 하더라도 주춤거리며 엄살을 부리는 작은 어른으로 자랐을 뿐. 다만 그뿐이다. 그저 오랜 시간이 흘러 성장과 비슷한 모습을 취했을 뿐인 것이다. 이 따가운 진실을 알게 된 후, 나는 지나간 무취의 세월이 지독하게도 혐오스러워졌고, 또 그러한 혐오로 쌓아진 부산물과도 같은 내가 싫어졌다. 그리고 앞으로 내가 할 일은 그저 부산물을 치우는 일임을 알게 되었을 때, 내일도 모레도 무진처럼 뿌예짐을 조망했다.
그리하여 나는 부산물을 치울 때마다 이 시를 아로새긴다.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리
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
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
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
지칠 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
나 가진 것 탄식밖에 없어
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 두고
살아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 보았으니
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니
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이었구나
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글을 남겨 둔다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