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조금 더 단단해질 너를 응원해

너의 외로움과 성장 그 모든 것을 응원하며

by 피크히나

3월은 긴장감이 감돈다.

학창 시절 내가 보낸 그 무수한 3월을 되돌려 봐도 쉽지 않았었다. 반배정을 받고 친한 친구와 같은 반이 되지 않았을 경우 또 다른 마음에 드는 친구를 찾기 위해 탐색전을 시작했었다. 짧은 시간 무리를 만들어야 했고 그 무리에 속하지 못한다면 쉽지 않은 1년을 보낸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아이가 맞이한 3월이 외로웠고 힘겨웠던 것 같다.

아이의 빛이 점차 사그라들고 있었다.

잠이 많아졌고 웃지 않았으며 적극적인 태도는 찾아볼 수 없었다.


처음에는 문제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격려와 주의를 주었다. 그러나 변화는 없었고 더 어두워져 갔다. 그렇다 문제가 생긴 것이다! 어떤 문제인지 알 수 없었지만 너의 이야기를 들어야 할 타이밍이라는 것은 확실했다.



괜찮아?


"아니, 안 괜찮은 것 같아. "

"어떤 점이 힘든데?"

대화가 미숙한 초보 사춘기 엄마는 아이의 마음을 알기 위해 애쓰다가 도움을 청했다. 아빠까지 세 명이서 집 근처 카페로 갔다.


괜찮니?

"아니요. 힘들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안 괜찮다고 말해준 것이 정말 고맙다. 힘들다고 표현해 주어서 정말 고마운 마음이 많이 든다. 새로운 반 친구들은 이미 무리를 다 지어버렸고 순식간에 혼자가 되었다고 한다. 정말 객관적으로도 장점이 많은 괜찮은 아이인데 서로 알아볼 시간도 없이 관계가 끝나버렸다. 아이의 입에서는 '끝났다' '망했어' '힘들어' '죽고 싶어' '짜증 나' 부정적인 말이 끝없이 나왔다.


처음에는 당혹스러웠다.

생각해보지 않은 문제 앞에서 어떻게 해면 좋을지 어떤 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학창 시절을 보내면서도 아이들을 키우면서도 관계에 관련된 문제는 생긴 적이 없었기 때문인지 막막하기만 했다. 그렇게 아이는 잘 자지 못했고 표정이 어두워졌고 모든 생각이 부정적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힘든 것 3가지를 말해볼래?"

"학교, 숙제, 학원"

아이를 도와주고 싶었지만 어떻게 도와줄지 몰랐기에 아이에게 답을 들어야 했다. 어떤 점을 도와주면 좋을지,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어떤 것이 힘들고 버거운지 질문했고 음료수 세 잔을 앞에 두고 긴 시간 대화를 했다.


"혼자라는 게 좋아하는 배드민턴이라도 칠 수 없다는 걸 처음 알게 되었어."

가슴이 아려왔다. 얼마나 외로울까? 이 아이가 얼마나 힘들까? 그럼에도 학교를 가지 않겠다는 말을 하지 않고 매일 등하교를 하고 7교시를 감당했다니 기특할 뿐이었다. 급식시간에는 다행히 옆반에 있는 친한 친구와 밥을 먹고 시간을 보내지만 이동 수업 때는 혼자 한다고 했다. 모둠활동에 소외되거나 학교생활이 힘들어지는 괴롭힘은 없었지만 외로움은 어쩔 수 없이 쏟아져 나왔다.


도와주고 싶었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떠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할 수 있는 것들을 의논하고 실행해 보기로 했다.

아이가 말한 힘든 것 3가지 중에 학교는 가야 했고 숙제는 해야 했기에 덜어줄 수 있는 짐은 학원이 유일했다. 다. 다니고 있는 영어, 수학 중에 수학을 선택했고 우선 그 짐을 덜어주기로 했다. 숨을 쉬고 웃으며 그럭저럭 괜찮은 하루를 보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병원과 상담을 예약했다. 전화를 돌리면서 당장 갈 수 있는 곳이 없다는 사실에 놀랐다.

'우리 아이만의 어려움은 아니겠구나'

병원도 상담도 대기가 길었다. 많은 아이들이 성장통을 겪는지 예약이 쉽지 않았다. 지나가는 과정이고 성장하는 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려고 애썼지만 쉽지 않았다.


도대체 엄마의 역할은 어디까지인가?

매 순간 엄마라는 이름이 쉽지 않다는 생각은 했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 엄마의 역할은 막막하기만 했다. 잘할 수 없는 일도 나밖에 할 수 있는 사람이 없기에 감당해야 했다. 할 수 없는 일도 해야만 했다. 우선, 전화를 돌리고 돌려서 겨우 취소 자리 하나를 잡아서 병원 한 곳을 예약했다. 빠르다고 해도 한 달 뒤였다. 청소년 상담센터를 검색해서 알아보고 전화를 돌렸다. 역시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는 곳은 없었다. 아쉬운 마음이 들었지만 대기명단에 올려두는 것 밖에는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그리고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작은 일들을 생각해 보았다.

운동 지속시키기, 아침에 문자 보내기, 퇴근 후 만났을 때 안아주기, 아이 이야기 들어주기, 보다 허용적인 부모가 되도록 물러지기 등 긴 생각 끝에 할 수 있는 것들을 추려보았다. 내가 더 힘내고 단단해져야 한다고 다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생각만으로도 지쳐갔다.


지금 아이는 조금 밝아졌다.

그 어떤 것이 아이에게 도움이 되었는지는 사실 모르겠다. 담임선생님의 말씀처럼 시간이 필요한 문제였는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모든 것의 복합적인 효과인지 무뎌진 것인지 알 수는 없다.


그렇다고 해피엔딩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아이는 여전히 외롭고 반에서는 친구 없이 홀로 지낸다.


14세가 될 때까지 문제가 없었기에 막연히 앞으로도 문제가 없을 줄 알았는지 모르겠다. 아이는 언제든 변하고 주변도 달라지는 게 당연한데 말이다. 여전히 그녀는 학교를 가기 싫어한다.


그럼에도 웃음은 돌아왔다.
그것만으로도 고맙고 안심이 된다.


그녀는 또래에 관심이 없고 관계에 흥미가 없었다. 외로움을 만나 이제는 관심을 가지고 관계를 맺어보려고 애쓰고 있다. 다른 면으로는 자신을 표현하고 관계를 맺는 것을 배우는 중이다. 아직은 어설프지만 자신을 지키면서 부드럽게 관계를 만들어가고 표현하면서도 어우러질 수 있는 법. 아이는 새로운 배움의 길로 들어섰다.


조금 더 단단해지고 성장할 너를 기대하면서 응원해~
금요일 연재
이전 01화1. 아이를 키우며 - 아이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