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단련
하루 중 가장 나다운 순간은 언제일까?
'나답다'라는 게 어떤 것을 의미하는 것일까?
요즘에는 내가 이것을 진짜 좋아하는지,
주변에서 많이 하고, 많이 보여서 좋아하는 건지 헷갈릴 때가 많다.
하루 중 가장 마음 편한 순간이 가장 나다운 순간인 것일까?
그렇다면 나는 언제 가장 마음이 편안할까.
요즘 내가 마음을 가장 많이 쏟는 순간이 나다운 순간일까,
아니면 나다워지려고 애쓰는 그 순간일까.
요즘 꾸준히 하려는 것들은 러닝, 요가, 명상 그리고 독서.
몸과 마음을 돌보는 일이다.
러닝은 예전엔 관심도 없던 일이었는데, 최근 2개월 정도 꾸준히 달리며 많이 늘었다.
10월 초만 해도 6km 달리는 것도 힘들어하던 나인데, 며칠 전에는 10km를 넘어 13km까지 달렸다.
달릴수록 느낀다. 나의 한계는 언제나 내가 만든다는 걸.
5km만 뛰자고 정하면 5km에서 멈추고, 6km를 목표로 하면 6km 뛰었으니까, 오늘은 여기까지를 외친다.
그런데 '오늘은 그냥 힘닿는 데까지 달려보자' 생각하면 10km도, 13km도 달릴 수 있다.
물론, 하루아침에 10km를 달릴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동안 쌓아 온 시간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
달리면서 많은 생각과 감정들이 교차한다.
'하기 싫다, 하기 싫다' 하면 다리가 천근만근이고, '감사하다, 행복하다' 하면 또다시 힘이 난다.
그러다 어느 순간, 아무 생각도 없이 그저 호흡에만 집중한 채 달리고 있는 내가 보이기도 하고,
잘 달리는 나 자신에게 취해서 혼자 속으로 '멋지다!'를 연신 외치며 달리기도 한다.
이렇게 내 생각들을 판단 없이 바라보고 있는 그 순간,
그게 어쩌면 가장 나다운 순간이 아닐까.
이런 순간은 요가할 때도 드러난다.
매트 위는 나의 몸과 마음을 관찰하기 참 좋은 시간과 공간이다.
나의 한계를 짓기도 하고, 하기 싫은 동작은 어영부영 넘기려 하다가 선생님의 말씀 한마디에 뜨끔해서 다시 집중하기도 한다.
나에게는 몸을 쓰면서 마음을 바라보는 시간.
보기 싫은 내 모습을 많이 보기도 하지만, 어쨌든!
그게 하루 중 가장 나다운 순간인 것 같다.
몸을 움직이다 보면, 일상 속 나의 습관들이 많이 묻어난다.
힘들면 금방 포기한다던가, 은근슬쩍 넘기려고 한다던가.
그런 나를 알아차릴 때마다, 운동이 단순히 몸을 단련하는 일이 아니라
'나를 배우는 시간'이라는 걸 느낀다.
힘들어도 힘든 티 내지 않고 의연하게 넘기는 모습을 연습하고,
'포기하고 싶을 때 3번의 호흡만 더 해보자'는 마음으로 임하다 보면,
이런 작은 다짐이 쌓여서 삶도 조금씩 단단해지는 것 같다.
요즘은 꾸준히 운동하는 내가 가장 나다운 것 같다.
그 안에서 나를 가장 잘 바라볼 수 있으니까.
결국, ‘나다운 순간’은 특별한 장면이 아니라,
내가 나를 바라보는 시간 그 자체인 것 같다.
요가든 러닝이든, 어떤 방식이든 좋다.
단지 나를 바라보는 그 시간 속에서, 우리는 조금 더 우리답게 피어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