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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고, 단단해지는 삶에 대하여

「별일 없어도 읽습니다」를 통해

by 마음의여백

나의 삶을 깨닫는 독서


별일 없어도 읽습니다」(노충덕 지음) 책을 펼쳤다.

삶의 고통과 회복, 그리고 독서와 글쓰기가 어떻게 우리의 마음을 단단하게 만들어주는지 생각한다.

읽는다는 것은 타인의 문장 속에서 나를 발견하는 일, 쓰는 것은 그 발견을 내 언어로 옮기는 일이다.


이 책은 ‘읽고, 쓰며, 살아내는 법’을 찾아가는 한 사람의 조용한 독서 일기이자, 삶의 기록이다.

이 책을 관통하는 첫인상은 '깊이'이다. 독서를 통해 삶의 고난을 이겨내고 단단한 내면을 구축해 온 저자의 진심이 느껴진다.

저자는 독서를 통해 얻은 지식과 통찰을 "시기와 상황에 맞게 주장한다(31p)"며, "관점을 가지고 읽는 관독(觀讀) 경험을 나누고 싶다(54p)", 그리고 “독서로 생기는 다양한 관점으로 세상을 현명하게 바라보자.”라고 말한다.

독서는 결국 '나의 삶'을 읽는 일임을 깨닫는다.


고통을 이겨내는 힘


"불행도 시간이 흐르면 크기가 작아지고 잊힌다."


저자는 행복과 불행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인생의 주체는 자신이며 행복과 불행은 함께 존재한다. 행복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고통과 시련이라는 불행을 이겨내는 것이 행복이다. 불행도 시간이 흐르면 크기가 작아지고 잊힌다." (271p)


책의 도입부는 지난 나의 삶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했다.

힘든 시기가 있었다. 그때의 순간을 기록하고 글로 남기며 책을 읽었던 기억, 지금도 그 시절을 떠올리면 온몸에 전율이 느껴질 만큼 생생하다.

책을 읽는 과정 자체가 과거의 나와, 그리고 그 시절을 살았던 사람들과 나의 삶을 연결하는 힘이었음을 깨닫는다.


읽는다는 것은 나를 세우는 일이고, 쓴다는 것은 나를 다시 확인하는 일이다.

별일 없는 날에도 읽고, 쓰며, 오늘의 나를 조금 단단히 다듬어가려 한다.


독서는 문제 해결의 방법론


「별일 없어도 읽습니다」를 관통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주제는 '독서의 실용성'이다.

저자는 "독서의 힘으로 인간과 자연, 사회를 이해하고 당면한 문제를 풀어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즉, 독서는 단순한 사색이 아니라 문제 해결의 도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저자는 교육 현장에서 <블루오션 전략>의 '제거/감소/증가/창조' 원리를 적용해 기존의 일회성 독서 콘서트를 중단하고, 매뉴얼을 보급하는 구체적인 성과를 만들어냈다.


나 역시 '현장에 답이 있다'는 신념으로 시민의 불편을 찾고,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는 '현장 행정'을 시행했던 기억이 있다. 그때 나는 우문현답(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 '사람의 눈과 마음을 보라'는 말을 자주 했다.

독서를 통해 얻은 통찰이 현실을 바로 보고 개선하는 힘이 된다는 점에서, 저자와 독자로서 깊은 공감을 느낀다.



나의 관점을 세우는 '글쓰기 독서'


저자는 "독서는 글쓰기로 연결돼야 좋다"며 ”독서노트를 통해 책이 하는 말을 요약하고, 미처 알지 못한 것을 기억하여 읽은 책들에서 계통을 세우고 나의 관점을 바로 세운다."라고 말한다.


이 책은 방대한 독서량과 깊은 성찰로 이루어져 있다. 다양한 주제와 수많은 인용 도서는 저자의 학식과 사유의 깊이를 보여준다.

그러나 동시에 독자에게 ‘당신도 스스로의 관점을 세워야 한다’는 과제를 던진다.

저자의 글을 읽으며 조선의 문장가 유한준의 말을 떠올린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

독서를 통해 세상을 알아가고, 그 깨달음을 글로 연결해 나의 관점을 정교하게 다듬는 일이야말로 진정한 독서의 목적이며, 읽은 문장을 내 언어로 복기하는 글쓰기가 삶의 성찰임을 느낀다.



책과 나를 잇는 쉼표


"아픈 상처에 연고를 바르듯 별일 없는 날에도 책을 읽었다."

이 문장은 독서를 '불행을 극복하기 위한 수단'을 넘어, '일상의 평정을 지키는 습관'으로 확장시킨다.

현재의 삶이 소중하듯, 죽음을 두려워하기보다 ‘어떻게 살 것인가’를 사유하는 인문학적 태도가 중요하다. 그래서 오늘도 책을 펼친다. 내면을 단단히 세워줄 그 문장을 만나기 위해서다.


저자는 고독을 두려움이 아닌 훈련으로 본다. 조용히 읽고 쓰는 시간은 외로움이 아니라 내면을 다듬는 연습이다. 외부의 소음이 줄어들수록 내 안의 목소리는 또렷해진다.

지속적인 독서와 성찰로 인생을 탐구하며,

나의 서사를 기록해가려 한다.


읽고 쓰는 일에 대하여 성찰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주신 작가님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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