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음악

꼴값

최근 몸무게가 너무 많이 늘어 걱정이다. 막내도 컨디션이 안 좋고 연휴도 길어서 운동을 한참 안 갔다. 첫째가 어느 정도 컸을 땐 밖에 외출하는 게 내 의지만 있다면 충분했는데, 지금은 조금만 계획이 틀어져도 외출하기에 부담스럽다.


집에서 스트레스를 주로 군것질로 대응하는데 그러다 보니 발목에 무리가 갈 만큼 체중이 늘었다. 몸이 무거워서 그런지 누워서 음악 듣고 잠을 자는 게 낙이 돼버렸다.


난 최신 유행을 잘 따라가지 못한다. 예전엔 밖에 나가는 걸 싫어해서 그렇다 생각했는데, 그것보단 다수의 대중이 좋아하는 매체를 고상한 척 거리를 두는 것 같다. 전형적인 루저의 마인드일 수 있지만 그런 나의 성향으로 인해 보통 시간이 좀 지난 것들을 좋아한다.


요즘은 예전과는 다르게 가사가 기억에 남지 않는 감각적인 음악이 많아서 그런지 그나마 많이 듣는 편이지만 성향이란 건 쉽게 변하지 않는다.


지금 들어도 부담스럽지 않고 마음에 드는 음악들이 있다. 이런 건 사람마다 다르지만 각자의 환경에서 자신도 모르게 잠재의식에 스며든 감각들이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다.


나의 경우는 부모님이 제목도 나에게 설명해주시지 못했지만 자주 흥얼거리셨던 팝송이나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누나들이 90년대 들었던 음악들이 익숙하다.


그 당시의 나는 아무 생각 없이 거실에 있는 컴퓨터게임을 하며 누나들이 듣는 음악을 들었는데 그 당시엔 뭐 이렇게 궁상맞은 음악을 듣고 있나.. 하곤 했었다.


지금 시간이 지나고 그때 부모님과 누나들이 들었던 음악을 듣고 있으면 맘이 편안하다. 그 당시의 유행했던 시대의 멋이라고 해야 되나. 국내 음악도 한 때 가장 세련되고 개인적으로 싫어했단 락발라드곡이 빈티지화되니 묘한 기분이 든다.


고전문학을 소비한다던가 오래된 음악을 듣는다던가 하는 건 허영심일 수도 있지만 현실에 대한 도피라고도 생각이 든다.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 도입부에 주인공의 정적? 이 주인공을 주로 그런 관점으로 긁는다.


하지만 뭐 어떤가. 도피가 되든 허영심이든. 적당히 그런 재미라도 즐긴다는 것도 아직 내가 의식하지 못한 삶의 풍요로움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