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퇴근 후 무인 아이스크림 매장 출근하는 직장인의 삶. 작년도 8월에 가게를 인수해서 운영한 지도 벌써 1년이 지났다.
익숙지 않음에서 오는 고난들을 겪으며 지금은 안정기에 접어들었는데, 여러모로 많은 것들을 얻게 해 준 고마운 매장이다.
회사는 우리 인생을 책임져주지 않는다. 무인매장 하나로 삶이 바뀌지는 않지만, 조금씩 조금씩 자신만의 파이프라인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주기적으로 무인매장에 방문하고 있다. 최근에는 청담이 육아로 바빠 청소 알바분을 쓰고 있다. 많이 갔을 때는 일주일에 4번 이상 방문한 듯.
알바를 쓰지만 간간이 들러서 빈 물품을 체크하고 가게 상태를 점검한다. 특히 아이들이 좋아하는 품목이 떨어지진 않았는지, 새로운 포스트잇 요청사항들은 없는지 살펴본다.
매장 인수 초기에는 그저 허드렛일처럼 느껴졌다. 가게를 청소하고 물품을 진열하는 일.. 그래서 딴짓을 하고 싶어 포스트잇에 답장을 달기 시작했다.
지루함을 달래기 위한 작은 행동이었다. 그 행동이 점점 커져서 나에게 돌아왔다. 평생을 미루며 살던 평범한 직장인도 누군가에게 기쁨을 줄 수 있구나 싶었다. 무언가 이뤄내고 있다는 성취감을 주었다.
"무인"으로 운영되지만 진심 어린 소통은 통하더라. 소통을 하니 주민분들이, 아이들이 더 많이 찾아왔다. 더 많이 찾아오니 포스트잇도 늘었고, 답장을 꾸준히 달게 되었다.
간혹 진지한 문체의 포스트잇도 보인다. 이런 쪽지를 보면 빨리 물품 구해다 드려야겠다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포스트잇을 남겨주시는 한 분 한 분이 소중하다. 교신(?)을 주고받는 것만으로도, 계속해서 꾸준히 무언가를 해나가게 만드는 원동력이 생긴다. 무인매장에 있어서는 "포스트잇"이 그 요소였다.
무인 아이스크림 매장으로 현금흐름을 발생시킨다. 회사에 다니는 평범한 직장인이 월급 외로 부수입을 만들어낸다는 것 자체가 뜻깊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는 부수입보다 다른 것에 가치를 두고 있다. 무인매장을 운영하며 쌓은 창업 경험, 외부 강연, 전자책 글쓰기.. 하나의 경험이 파생된 여러 기회들을 만들어 준다.
때로는 회사 퇴근하고 무인 아이스크림 매장 출근하는 게 피곤할 때도 있다. 그렇지만 이제는 자발적으로 찾아간다. 꾸준히 찾아와 주는, 필요로 하는 손님들이 있기에.
무인매장은 나에게 그런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