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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이큐 Dec 04. 2023

[23] 첫 개인전시? 를 하다.

 디지털 전시에 이어, 첫 실물 작품 전시?를 하게 되었다. 

?를 붙인 이유는 전시이긴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전시는 전시를 전문으로 하는 공간에서의 전시이기 때문이다. 

 

?를 붙이든 떼든 개인전시라는 의미가 있다. 

 

유후 전시공간과 작가를 연결해 주는 플랫폼을 만들려는 청년창업가의 도움으로 개인전을 하게 되었다. 

 

장소는 인천에 있는 대형 서점 내 카페 공간이었다. 생각보다 전시공간은 넓었고 열두 개 정도의 작품을 전시하였던 기억이 있다. 

 

작품 전시라는 설렘도 잠시, 작품을 포장하고 차에 실어 내리고, 다시 작품을 공간에 설치하는 작업은 생각보다 상당히 힘들었다. 

 

첫인사를 나누고 우린 작품을 함께 설치하기 시작했다. 작품을 걸 수 있는 공간만 있을 뿐 맨벽이었기 때문에 강력한 양면테이프를 활용해서 벽에 고정하기로 했다.  

 

자르고 붙이고 떼고를 반복하고, 거의 마무리될 때쯤.. 하나 둘 떨어지기 시작한다. 불안하다.  

 

더 강력한 양면테이프를 구입해 다시 붙이고 이주동안 잘 버텨주길 기도 했다.  

 

전시 설치가 마무리되고, 작품 설명도 붙이고 나니 전시느낌이 난다. 

 

오.. 생각보다 괜찮다.  

 

그렇게 첫 만남에 노동을 하고 다시 나는 집으로 돌아왔다.  

 

며칠 뒤 청년창업가에게 연락이 왔다.  

 

“작가님.. 작품이 떨어져서 액자가 깨졌어요..”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다. 

 

“괜찮아요.. 일단 다시 붙이지 말고 치워주세요..” 

 

역시 전시는 전시기반이 되어있는 곳에서 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얻었다. 

 

다행히 작품은 훼손되지 않고 그냥 액자만 깨졌다. 

 

괜찮다고 했는데, 착한 청년창업가님은 맘이 불편하셨는지 액자를 구매해서 보내주었다. 

 

나는 설치할 때만 가보고 못 가봤기 때문에 사람들의 반응이 궁금했다. 

 

“창업가님.. 반응은 좀 어때요?” 

 

“네.. 여기 직원분이 그러시는데, 신선하고 좋다는 반응이세요” 

 

다행이다. 전시공간을 빌려준 곳에서 마음에 들지 않으면 나, 청년창업가 모두 불편한 상황이었는데.. 

 

그렇게, 첫 전시 일정도 휙 지나갔다. 

 

이제 다시 회수를 해야 한다. 그래도 첫 전시이니 아이들에게 휴게소 음식을 사준다고 꾀어 인천으로 함께 향했다. 

 

두 시간이 걸려 전시장에 도착했다.  

 

앗! 반가운 분이 보였다. 

 

일전에 소개했던, 멋진 중년아티스트님이 친히 전시장을 방문해 주셨다.  


벽에 걸린 나의 작품? 들을 천천히 그리고 유심히 보시는 모습을 보니 매우 떨렸다.  

 

시험을 보는 학생의 기분이랄까? 

 

벽에 걸린 나의 작품들을 바라보는 아티스트님의 뒷모습과 나의 작품들을 동시에 바라보니 부족한 점들이 유독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내가 느끼는 부족한 점들을 작가님도 동시에 느끼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역시 느껴봐야 한다.  

 

관람하시는 동안 나도 작품에 대해 설명을 해드렸다. 짧고 간단한 설명이었지만 그래도 설명을 하고 싶었고 관심 있게 들어주셨다. 

 

관람 후에 관람평?을 해주신다. 

 

몇 작품을 집 으시며, 상당히 좋았다고 하신다. 특히 캔을 찌그린 작품, 신선한 충격이라고 하셨다. 

 

신기하다. 우리 매형도 그 작품이 좋다고 했는데, 보는 눈이 비슷한가? 

 

“감사합니다. 작가님! 방문해 주셔서” 

 

“아니에요, 집도 근처고 해서 당연히 와야지요.” 

 

비행이 끝나고 오랜만에 집에 가시는 길에 피곤한 몸을 이끌고 방문해 주신 것이었다.  

 

인품까지 멋지다는 생각으로 인사를 나누고  

아이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철거를 하기 시작한다. 

 

다행히 설치보다 철거는 쉬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쉬웠던 점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다음 전시는 좀 더 멋진 작품과 함께하는?를 떼어낸 전시가 되길 다짐해 본다.


청년창업가님은 두 번 만났지만  착했다. 그리고 책임감이 강하고 무엇보다 나이에 비해 진중했다.

언젠가 꼭 성공하실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청년창업가님들! 파이팅!


첫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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