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스 3시간전

02. 단독주택을 짓다

<부자엄마 마스의 직장탈출 프로젝트>

<부자엄마 마스의 직장 탈출 프로젝트 이야기>

(아직 탈출전..은 안비밀^^)



부동산의 '부'자로 모르던 평범한 40대 아줌마도 

부자의 길을 걸을수 있다는 걸 알려드리고자

예전에 저와 같은 초보직장맘께 

그간 투자이야기를 남겨보려고 합니다.

(재미를 위해 상황마다 약간의 각색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







보글보글 된장찌개는 언제 끓여도 맛있다. 텃밭에서 갓 따온 청양고추도 한몫했으리라. 


집 짓기 몇년전.. TV에서 땅콩주택이야기가 계속 나왔다. 땅콩주택이란, 땅값 비싼 서울 근교에서 비용을 줄이기 위해 두가족이 땅을 공동구매하여 똑같은 집을 2개를 짓고 마당을 공유하며 산다는 거다. 집이라곤 아파트밖에 몰랐는데, 귀가 얇아 그런지 주택에 사는 사람들이 좋다좋다하니 나도 한번 살아보고 싶었다. 마음껏 뛰놀수 있는 마당이 있는 집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었다. 우리집 아이는 특히 유별난 개구쟁이 남자아이였다.



어떻게 하면 우리가 집을 지을수 있을까? 우리 부부는 수도권 외곽 지방직 공무원이다. 말하자면, 퇴직하기 전까진 이 동네를 벗어나기 힘들다는 것. 우리 동네는 말은 경기도지만, 실정은 지방과 비슷하다. 건물과 콘크리트 땅보다 논밭과 산이 더 많은 동네. 서울을 나가려면 2시간이상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한다. 공무원 선배가 말하길 10년전과 지금이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동네라 말하기도 할 정도로 잔잔한 시골동네다. 이런 동네에서 직주근접을 해야하기에 우리 부부는 시청 근처에 둥지를 틀고, 대부분의 시간을 이 동네에서 보냈다. 



사실 집을 짓는다는 건 생각조차 해 본 적이 없었다. 집을 지을때 필요한건, 집을 지을 땅을 살 돈과 건축할 돈이 있으면 된다. 즉.. 집 지을 돈이 있으면 된다. 건축비는 어디에 짓건 비슷할 테니.. 땅값에 따라 집 짓는 비용이 좌우된다는 걸 깨달았다. 우린 퇴직할때까지 이 시골에서 살다가, 퇴직하고나면 서울로 가서 살 계획이었다. 그럼.. 그 전까지 땅값이 저렴한 이 동네에서 아파트말고 집을 짓고 살면 되지 않을까? 왠지.. 핑크빛 희망이 벅차 오른다. 나도 주택에서 살고 싶어졌다.



집을 짓겠다고 주변에 말했을때 열에 여덟은 말렸다. 그 돈으로 차라리 아파트를 더 사라했다. 하지만, 늦었다. 내 마음은 이미 마당딸린 2층 주택에서 텃밭농사를 짓고 있는걸.. 남들이 다 돈을 목적으로 집을 사도 나는 가족의 행복이 우선이었다. 행복은 값비싼 다이아에서 나오는게 아니라 생각했다. 조금 덜 벌어도 오늘 하루 행복하게 사는 삶을 살고 싶었다. 땅을 사고 나서, 지인들의 주변 신도시 분양권 매수 소식을 듣긴 했지만, 가슴에 아무런 파장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들의 인생과 나의 인생은 달랐으니까. 그땐.. 그게 맞다고 믿었다. 이대로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지금까지 했던것처럼 저축을 꾸준히 하면 퇴직할 때쯤 돈도 모일테니, 비록 막연한 미래였지만, 불안한 미래는 아니라 생각헀다. 



그리고 2016년. 

드디어 주택에 입성했다. 막상, 여행을 갔을때보다 준비할때 더 기분이 들뜨고 즐거운데, 집짓기도 비슷했다.땅 찾기를 1년, 유명하다는 건축사도 찾아다니며 완벽한 내집을 짓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수전 하나, 콘센트 하나까지 내손이 안 닿은 곳이 없었다. 집 하나 짓는데 그리 많은 공정이 들어가는 줄은 몰랐다. 남편과 둘이서 여러 날을 새며 상상했던, 그 주택은 그야말로 행복이었다. 



월급을 받는 족족 대출금을 갚다보니 다시 대출 0원을 만들었다. 역시 나의 지질한 궁상 습관이 이럴때 빛을 바란다. 둘째도 태어나 마당에 흙에 딩구르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기를 어느날..


서울의 아파트 값이 2~3억이 어느새 훌쩍 뛰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음.. 이게 무슨 소리지.. 난 퇴직하고 이 주택을 팔아서 서울 아파트로 이사가 평범한 노후를 보낼 생각이었는데.. 뭔가 이상하다. 지난 몇년간 대출금을 갚고 이제 다시 원점에서 저축을 시작하고 있는데 그럼 몇년을 더 모와야 퇴직후 서울 아파트로 갈수 있다는 말인가.. 문제는 집값이 지금 오른것도 모자라 앞으로 오를 거라는 전망이 뉴스에서 계속 나오고 있었다. 여기서 오른다고? 말도 안돼. 뭔가 잘못되었다. 


우리는 급여의 절반 가까이를 저축하고 있다.


150만 * 12월 = 1800만


1년이면 1800만원씩 모은다.


월급이 매년 10만원씩 오른다고 가정하고 매년 저축액도 매년 10만원씩 늘리면 10년 후에 이자를 제외하고 2억 3천만원 정도를 모을수 있다. 아.. 이걸로는 택도 없는데.. 저축액을 매년 20만원씩 늘려볼까? 그럼 10년후에 2억 9천만원 정도를 모을수 있다. 아.. 현타가 세게 온다. 허리띠를 10년 넘게 졸라매도 지난 2년간 서울 아파트 오른 값을 못따라간다. 이게 말이 되나.



무엇이 문제일까? 사실 내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 목표했던 대로 주택을 지어서 아이들과 행복하게 살고 있다. 대출도 다 갚았고 이제부터는 저축만 꾸준히 하면 된다. 저축을 꾸준히 하면 퇴직할때쯤이면 복리를 따져서 한 5억정도는 모을수 있지 않을까? 공무원 부부니 연금이 나온다. 넉넉하진 않지만 굶어 죽지는 않을것이다. 하지만 퇴직후 바랬던 서울에서 노후를 보낼순 없다. 내 주택을 팔아도 서울의 아파트를 살수 없다. 난 노후를 지금 살고있는 주택에서 생을 마감해야 할 지도 모른다.



어디서부터 잘못된걸까?

내가 생각한 행복은 무엇이었을까?



매거진의 이전글 01. 안정된 삶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