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0 H 기업 근무 시절

첫 직장

by 허지현

인류가 코로나에 어느 정도 적응하여 마스크를 끼는 것에도 어느 정도 적응하게 됐을 무렵, 첫 회사에 들어갔다. 정확히 말하면 전환형 인턴이었는데, 높은 전환율로 결국 최종 합격하였다. 그렇게 합격한 첫 직장은 충청북도 시골에 있는 대기업 공장이었다.


규모도 작고 생긴 지 그렇게 오래된 기업은 아니었으나, 신입 사원으로서 아무것도 모르던 내가 배울 것은 정말 많았다. 현장이 어떤 식으로 운영, 관리, 개선되는지 직접 체감할 수 있었고 알게 모르게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10명이 좀 넘는 동기들과 지방에서 생활하며 친하게 지내며 유대감도 쌓고 팀원 분들과의 관계도 원만했다. 당시 생산하던 제품의 작은 단위와 큰 단위를 둘 다 경험할 기회가 있었고, 전반적으로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앞서 얘기한 바와 같이 지리적으로 지방에 있었던 점이 제일 큰 단점으로 다가왔다. 본가와 거리가 있던 점도 그렇지만, 도시 인프라를 거의 누릴 수가 없어 퇴근하면 사택 원룸에 갇히다시피 생활하였다. 그렇지 않아도 신입사원으로서 적응하기 힘들었는데, 이러한 지리적 요소까지 더해져 초반에는 공황 증세까지 보이기도 했다. 그때는 자신이 힘든지 자각조차 하지 못해서 그냥 버텼고, 결국 어느 정도 적응하며 정서적인 면도 살짝 완화되었다. 그러나 취직 후에도 기묘하게 옅은 우울감은 늘 계속되었고, 나는 이를 지방에서 근무하는 환경이나 당시하고 있던 장거리 연애에서 오는 스트레스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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