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1 K읍 사택

첫 직장

by 허지현

시골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고향인 서울에서 읍 단위의 시골로 삶의 터전을 한 번에 바꾼 것은 너무 급진적인 변화였다. 공장으로 출근하는 길에는 동네 어르신들이 무언가를 소각하는 냄새와 소똥 냄새가 뒤섞여서 나곤 했다.


사택 주변에는 대다수 회식 장소에 어울릴 법한 식당과 큰 식자재 마트, 새마을 깃발이 휘날리는 개천가 위 다리, 초등학교와 동네 시장 정도가 있었다. 물론 카페나 피자 가게, 다이소 등 기본적인 것들은 있었지만 장롱 면허에다가 차를 구매하기엔 너무 부담스러웠던 나는 늘 그러하듯 방구석에 박혀 있었다.


그래도 자취를 하게 된 것은 처음이라 나름 회사에서 살게 해 준 원룸 사택은 이쁘게 꾸몄었다. 기본적으로 딸려오는 딱딱한 스프링 침대를 제외하곤 짙은 갈색의 책상과 책꽂이, 남색의 타일식 카펫, 스탠드 등을 가져다 놓아 제법 그럴듯한 보금자리를 만들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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