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초등학교 시절 등굣길은 아파트 단지에서 나와 큰 대로를 따라 걸은 뒤 길을 꺾는 "ㄷ"자 형태였다. 그 중간 즈음에는 아파트 조경을 위해 대로를 따라 심어진 작은 소나무들이 있었다. 지금 찾아가 보면 무려 20년 동안 무럭무럭 높이 자라 있지만, 그때만 해도 살짝 좁은 언덕 위에 앙상하게 이쑤시개처럼 심어져 있었다.
그 비좁은 언덕길이 주는 묘한 신비감에 나를 비롯한 여러 남자 초등학생들은 멀쩡한 인도를 놔두고 늘 그 좁은 언덕 위로 다녔었다. 굴러 떨어지면 충분히 다칠만한 높이여서 어른들이 자주 만류하였지만 친구들과 나는 신발 가방을 쫄래쫄래 흔들며 소나무에서 묻어나는 송진을 엄지와 검지에 찐득찐득 묻히고 다니곤 했다. 일종의 모험을 하는 기분도 들고 서로 장난치기 좋은 장소여서 자주 드나들었지만, 결국 어느 날 연두색으로 코팅된 철제 울타리로 올라가는 길이 막혀 결국에는 인도로 다녀야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