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미국유학
어릴 적 미국에서 다닌 초등학교에서는 독서와 관련된 좀 특이한 제도가 하나 있었다. AR 테스트라는 일종의 독서 테스트가 그것이었는데, 책을 완독하게 되면 교내 컴퓨터로 책에 관련된 문제를 푸는 식의 시험이었다. 책의 난이도에 따라 포인트에 상한선이 있었고, AR 테스트에 정답률에 따라 점수를 획득할 수 있었다. 적립된 포인트는 주기적으로 장난감 카탈로그를 보고 원하는 상품과 교환 가능했다. 포인트를 많이 획득할수록 좋은 상품을 구매할 수 있었고 학년별로 점수를 집계하여 수상하기도 했다.
아무리 한국에서 영어 공부를 하고 갔다지만 또래의 미국 친구들과 비교했을 때 당시 내 독서 능력은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읽던 아동용 책들은 점수가 낮은 것들이 많았고, 점수도 그냥저냥 모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 한번에 큰 점수를 얻었던 적이 있다. AR 테스트 포인트 집계 마지막 날, 당시에 한창 빠져서 읽던 해리포터 4권 불의 잔을 끝까지 읽고 시험을 쳤던 것이다. 중간중간 틀린 문제도 있었지만 나름 잘 통과하였고, 최종적으로는 수상 최저 기준인 150점을 살짝 넘을 수 있었다. 그 덕분에 램프 모양을 한 작은 독서상을 탈 수 있었고, 아직까지도 소중하게 보관하고 있다. 사실 상보다는 그 어린 나이의 내가 무언가를 해냈다는 그 성취감을 가시적으로 볼 수 있다는게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