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눈이 소복이 쌓이던 날에는 내 방 창문 아래로 보이는 구불구불한 산책로로 내려가서 눈사람을 만들었었다.
그때는 털모자가 달린 흰색 패딩을 주로 입었었는데 우리 가족은 이걸 에스키모 옷이라고 불렀다. 눈사람을 만들러 나가려고 하면 에스키모 옷과 스키 장갑을 껴야 어머니의 허락이 떨어졌다.
바닥을 나뒹구며 눈을 굴리고 굴리다 보면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눈덩이가 커졌다. 안간힘을 서서 2개의 눈덩이를 올리고 나뭇잎과 나뭇가지로 눈사람을 만들고 매번 다른 이름을 붙여주었다. 하나 기억나는 이름은 "도희"이다.
동화책에서 보던 대로 3단 눈사람을 만들고 싶었지만, 생각보다 높이가 있어서 늘 만들지 못했다. 다 큰 어른이 된 지금 생각해 보면 작년 겨울에는 귀찮고 여유가 없어서 2단 눈사람조차 만들지 않았다. 더 쪼그맣던 시절 힘이 더 세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