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4 교육봉사

2차 미국유학

by 허지현

홈스테이를 하게 되면 성인이 아닌 이상 기본적으로 그 집에서 활동하는 대로 따라다닐 수밖에 없다. 우리가 가끔 하던 교육 봉사도 그중 하나였는데, 당시 홈스테이 집에서 다니던 교회에서 지역 사회를 위해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활동이었다. 한인 학생들이 보통 선생을 맡았고, 학생들은 주변 지역에서 사교육을 받기 여의치 않은 학생들이었다. 내가 가르치던 애들은 라틴 계열의 삼 남매와 어른 백인 소녀였는데, 언어적인 면을 떠나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게 늘 어색했던지라 늘 고역이었다.


라틴 계열 애들이 수업에 집중하지 않거나 협조적으로 나오지 않으면 융통성 있게 혹은 유머러스하게 수업을 리딩하던 교회 형들과는 달리 내 표정은 늘 굳어버리기 일쑤였다. 사명감도 없이 하던 활동이라 집중하지 않고 대충 하는 모습을 보면 나도 굳이 애써서 열심히 가르치지 않았다. 하루는 삼 남매 중 남자애가 Dull-face라고 소곤거리며 키득거리는데, 대꾸할 가치조차 없어서 눈길도 주지 않았다.


그에 비해 5~6살쯤 되던 어린 백인 여자애는 수업은 잘 따라왔지만 너무 나이 차이가 많이 나서 어떻게 소통을 해야 하는지 몰랐다. 열심히 하니 친절하게 가르쳐주기는 했지만 굳이 외국인이 아니더라도 그 나이대의 어린애와 얘기하는 것이 어려웠던 것 같다.


수업은 주로 지역 센터에서 무료로 대여해 주는 강당을 빌려 여러 테이블과 의자를 세팅하여 진행했었다. 한 번은 의자가 부족해서 다른 먼 강당에서 낑낑거리며 의자를 옮겼더니, 이미 다른 사람들이 다 설치를 완료해서 혼자 바보처럼 의자를 들고 서있었던 적도 있다. 아무튼 가끔 그렇게 쉽지 않은 수업이 끝나고 나면 해는 이미 저물고 저녁의 초입에서 각자 집으로 가는 것을 기다리곤 했었다. 가끔은 교회에서 주변에 있던 패트스푸드점에서 햄버거를 사주기도 했었다. 이 때는 주로 Jack in the Box라는 브랜드의 버거를 먹었었는데, 햄버거 자체보단 돌돌 말린 컬리 프라이를 랜치 소스에 찍어먹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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