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미국유학
nook이라는 전자책 리더기(E-book Reader)를 구매한 적이 있다. 이 시절에는 iPod 같은 것을 사는 게 왠지 찔리는 느낌이 있었다. 공부하라고 보내준 상황인데, 오락기기처럼 보이는 걸 사서 쓰는 게 부모님이나 홈스테이 집 쪽에 괜히 눈치가 보였던 것 같다.
그에 비해 전자책 리더기는 공부용이라고 말할 수 있어 그러한 우려를 조금 비켜갈 수 있는 물건처럼 느껴졌다. 실제로 전차잭을 많이 읽을 것이라는 각오도 했었다. 그러나 내 바람과는 달리 막상 사놓고 나서는 몇 권 읽지 못했다. 그 당시에는 전자책 자체가 지금처럼 많지도 않았고, 무엇을 읽어야 할지도 잘 감이 없었다.
기기 화면은 전자잉크가 사진을 찍듯이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변하는 방식으로 작동했다. 화면 크기는 양 손바닥을 늘여놓은 만한 크기였고, 기본적으로 책을 읽는 기능이 중심이었다. 전자 잉크 화면 아래쪽에는 작은 터치 화면이 따로 있었고, 이를 통해 각종 기능 선택이나 제어가 가능했다. 읽기 기능 그 외에도 체스게임이나 음악을 듣는 기능도 들어 있었다.
서점에서 샀던 걸로 기억하는데, 살 때 홈스테이 아주머니가 같이 가 주셨다. 대신 사주신 건 아니고, 돈은 내가 냈다. 다만 같이 가서 도와주신 거라 감사하다고 했던 기억이 난다. 아무튼 나름 잘 써보겠다고 이것저것 만져보면서 쓰긴 했던 것 같다. 토요일마다 도서관에 갈 때 이 기기를 들고 가기도 했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전자 기기를 사용해 보면서 오히려 종이책의 질감이나, 페이지를 넘기는 책의 부수적인 감각과 요인들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전자책의 버튼으로 페이지를 넘길 때 그 허전한 느낌을 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