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늘 서점과 도서관을 좋아했었지만, 고등학교 때는 그 애정이 특히 더 깊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아마 학교와 집을 오고 가면서 중간에 혼자서 자유로이 돌아다니며 구경할 수 있는 곳이었기에 그랬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이 시기에는 때때로 꿈에서도 고즈넉한 서점에서 눈을 뜨곤 했었다. 책꽂이는 물론, 천장부터 발끝까지 내가 좋아하는 밤색의 나무로 짜인 곳이었다. 너무 좁지는 않았지만, 또 너무 크지는 않아서 한눈에 서점 전체 풍경이 눈에 들어오곤 했다. 창을 통해 비치는 빛에는 늘 먼지가 나풀거렸고, 일하는 점원 외에 손님은 늘 나 혼자였다.
현실에서는 서점에서 책만을 보았지만 꿈속에서는 책보다는 서점에서 일하는 사람과 대화를 나눴던 것 같다. 주로 일하던 점원은 나이가 지긋한 중년이거나 젊은 여성이었다. 무슨 말을 주고받았는지 좀 적어둘 것을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