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04 미국 번호판

1차 미국유학

by 허지현

우리 본가 벽 한쪽에는 뜬금없이 미국 차량 번호판이 달려 있다. 예전에 미국에 살 때 발급받은 것으로, 어머니의 드림카였던 SUV가 국내로 들어오면서 함께 가져온 것이다. 그 SUV는 20년째 가족의 발이 되어주고 있지만, 테네시 주 번호판은 벽에서 먼지만 쌓여가고 있다. 밋밋한 국내 번호판과 달리 디자인이 들어간 미국 번호판을 처음 받았을 때, 신기해서 한참 들여다봤던 기억이 난다. 한때는 우리 가족 여러 계정의 비밀번호로도 쓰였던 이 식별번호는, 사이트들이 점차 길이와 특수문자, 숫자 등을 요구하면서 자연스럽게 쓰이지 않게 되었다. 그래서 가끔 본가에 누워 그 번호판을 바라보고 있으면, 좀 더 단순했던 시절이 떠오르곤 한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03-03 아메리칸 차이니즈 뷔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