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03. R 중식당

초등학교

by 허지현

초등학교 시절, 우리 가족이 자주 가던 중식당은 내가 다니던 수영장 건물 2층에 있었다.

짙은 나무색 인테리어에 붉고 화려한 의자, 중앙에 유리 회전판이 있는 둥근 테이블까지—당시엔 제법 고급스럽게 느껴졌다. 특히 그 회전판은 살짝만 돌려도 테이블 건너편의 요리가 내 앞으로 돌아오는 게 재밌어서, 부모님이 안 볼 때 슬쩍슬쩍 돌려보곤 했다.


우리 가족은 중식당에 가면 늘 익숙한 메뉴를 시키곤 했다. 나는 동생과 함께 짜장면이나 볶음밥을, 어머니는 울면, 아버지는 짬뽕을 시키셨고, 그 외에도 몇 가지 요리를 곁들여 먹곤 했다. 아버지는 땀이 많으신 편이셔서 매운 짬뽕을 드시면 늘 얼굴이 땀범벅이 되셨는데, 늘 가지고 다니시는 행커치프를 목에 둘러매신 뒤 얼굴을 닦아내시며 식사하시고는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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