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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물명 (품목) : 은하철도 999 만화책
● 기능 (Function) : 만화책
● 시기(Date) : 2014~2015년 추정
고등학교 때는 돈이 더 없고 부모님 반대도 심해 만화책 구매는 못 했을 것이고, 군대 전에 구입한 건 기억나니 대학교 1~2학년 때 즈음 구매했을 것이다.
● 장소(Location) : 좋은 책 많은데(상봉역에 있던 시절)
● 크기 (Dimensions) : 일반적인 만화책 크기
● 출처 (Collection / Memory) : 본인 만화책장
● 설명문 (Curatorial note / Personal note) :
고3 시절, "비블리아 고서당" 시리즈를 읽던 나는 대학교에 진학하고 난 뒤에 때때로 헌책방을 찾고는 했다. 그중에는 헌 만화책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서점이 있었으니 바로 "좋은책많은데"라는 곳이다. 공릉으로 옮기기 전 상봉역 지하 1층에 있던 그 서점에 들어서면 과장 일절 없이 만화책과 먼지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전국 헌 만화책이 다 모인 것처럼 온갖 만화방 이름이 찍힌 헌 책부터 새 책들이 책장은 물론 창고를 넘어 산을 이루고 있었다. 비좁은 그 통로의 만화 먼지를 마시면서 나는 게처럼 옆으로 걸어 다니며 이미 절판된 만화책들을 구경하곤 했다.
여러 시리즈를 샀지만, 그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역시 "은하철도 999"다. 내가 갓난 아 기이던 시절, 어머니는 배경에 종종 TV를 틀어놓으셨는데, 그때 은하철도 999가 방영되었고 메텔을 가장 좋아한다고 얘기해 주신 적이 있다.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애니메이션 파일을 찾아 그 내용을 봤으나, 만화책으로는 읽어 본 적이 없어 꼭 사서 읽어보고 싶었다. 나름 절판된 도서로 새 만화책은 10만 원가량 더 비쌌고, 나는 스테이플러가 찍힌 오래된 책 시리즈를 구매했다.
오래된 SF이지만 은하철도 999가 담고 있는 메시지-인간의 삶은 유한하기에 그 가치가 있고, 의미 없는 영생보단 유한하고 능동적인 삶이 값지다-는 지금까지도 유효하다. AI가 발달하며 철학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요즘, 과거 상상 속에만 존재하던 은하철도 999, 공각기동대 등의 고전 SF작들에 녹아든 깊은 고민은 새로운 재미를 불러일으킨다.
P.S. 당시 서점 통로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