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04 뉴욕투어

1차 미국유학

by 허지현

가족과 함께 로드 트립을 떠나 뉴욕에 갔던 적이 있다. 그때 느낀 뉴욕은 어떤 도시라기보다, 말 그대로 엄청나게 바쁘고 회사와 사람들로 꽉 차 있는 거대한 사회 집단처럼 느껴졌다. 도시에 흐르는 공기 자체가 오피스 빌딩, 출근길, 회의, 경쟁 같은 이미지로 가득한 느낌이었다.


뉴욕은 ‘아는 게 많아야 더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곳’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배경지식이나 관심사가 있어야 도시가 더 다채롭게 보인다고 한다. 그런데 당시의 나는 그런 배경지식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그 차이를 더 크게 느꼈던 것 같다.


예를 들어 타임스 스퀘어에 갔을 때가 그랬다. 나는 그냥 네온사인이 많은 조금 요란한 길거리 정도로 받아들였는데, 엄마나 사촌 형, 그리고 함께 여행 온 사람들은 모두 신난 표정으로 사진을 찍어대고 있었다. 그걸 보면서, “왜 이런 평범한 길거리에서 이렇게들 사진을 찍지?” 하고 진심으로 신기해했던 기억이 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의 나는 뉴욕이라는 상징적인 공간을 이해하기에는 너무 어렸던 것 같다.


또 한 번은 뉴욕의 다이너에 가서 식사를 했는데, 메뉴에 **‘hamburger steak’**라고 적힌 것을 나는 그냥 ‘햄버거’라고 오해하고 주문했다. 그런데 실제로 나온 건 빵이 없는 두툼한 고기 덩어리였고, 음식이 내 예상과 너무 달랐던 탓에 몇 입 대지도 못하고 “안 먹을래” 하며 포크를 내려놓았던 기억도 있다. 어린아이가 뉴욕을 이해하기에는 모든 것이 너무 빠르고 낯설고, 그만큼 재미있기도 한 도시였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03-04 남북전쟁 관련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