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04 돌로 된 산

1차 미국유학

by 허지현

미국에서 살던 시절, 여행 갔던 장소 중 하나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바로 커다란 산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암벽처럼 생긴 곳이었는데, 우리는 그 암벽 위로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갔었다. 케이블카가 위로 움직일 때마다 바람이 스쳐 지나가고, 발아래로 펼쳐진 암석 표면이 끝없이 이어지는 듯해 약간 아찔한 기분이 들었다.


그 산은 마운트 러시모어처럼 얼굴이 정교하게 새겨진 곳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어디선가 본 듯한 말을 탄 사람의 형상이 암벽에 부분적으로 조각되어 있었던 기억이 있다. 정확한 형태는 지금은 흐릿하지만, 그 거대한 규모만큼은 잊히지 않는다.


아이였던 나는 그 커다란 바위 덩어리가 혹시 굴러 내려오거나, 케이블카가 너무 높이 올라가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두려움도 느꼈다. 하지만 동시에 그 높이와 풍경이 너무 새롭고 압도적이어서, 무섭고 신기한 감정이 섞인 상태로 그 경험을 기억하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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