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04 디즈니월드와 레고랜드

1차 미국유학

by 허지현

한 번은 플로리다로 여행을 가서 디즈니월드를 방문한 적이 있다. 플로리다 영화에 흔히 나오는 모텔 같은 숙소 스타일은 아니었고, 여러 가족들이 함께 간 여행이어서 나름 괜찮은 수준의 숙소—에어비앤비처럼 생긴 하우스—를 빌려 지냈다. 아이들끼리도 잘 어울리고, 어른들도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쉬고 놀 수 있는 구조였다.


디즈니월드 안에서는 여러 놀이기구를 탔었는데, 그중에는 무서운 호텔을 테마로 한 기구도 있었다. 사람들 대부분은 디즈니 안에서 기념품을 사지만, 우리는 가격이 너무 비싸서 정작 그 안에서는 아무것도 사지 않았다. 대신 밖에 있는 가게에서 손바닥만 한 크기의 미키마우스 인형을 샀다. 인형은 어떤 공 같은 것, 혹은 상자 같은 걸 들고 있었고, 한쪽 발에는 ‘Mickey’라고 적힌 작은 글씨가 있었다.


나는 그 미키마우스 인형을 좀 더 자유롭게 가지고 놀고 싶어서, 인형이 들고 있던 박스와 연결된 실을 스스로 잘라버렸다. 그리고 난 뒤에는 정말 다양한 방식으로 그 인형을 괴롭혔다. 집어던지고, 밟고, 깔고 누르고… 심지어는 컵에 넣고 얼려버리기도 했다. 몇 년이나 가지고 놀았는지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꽤 오래도록 그 인형은 나의 장난감 상자 속에서 험난한 세월을 버텼다.


아무튼 디즈니월드에서는 퍼레이드도 보고, 릴로 & 스티치 테마 기구 같은 것들도 봤던 것 같다. 다양한 기구를 정말 많이 탔는데, 워낙 자극도 많고 정신이 없어서인지 구체적으로 기억이 선명하게 남아 있는 건 많지 않다.


그중에 하나 기억이 날락 말락 하는 장면이 있다. 엄청나게 빠른 롤러코스터였는데, 빛이 번쩍 하고 나더니 분명히 방금 전까지만 해도 타고 있던 사람들이 갑자기 사라지듯 보였다. 그걸 보고 나는 너무 무서워 울면서 “안 탈래!” 하고 말했고, 결국 오래 서 있던 줄에서 빠져나와 내려왔던 기억이 난다. 지금 생각해도 꽤 극적이었다.


디즈니월드뿐만 아니라 레고랜드에도 갔었다. 그때는 레고랜드가 한국에 들어오기 한참 전이라서, 모든 게 너무 새롭고 신기했다. 아이들에게 친화적인 공간이기도 했지만, 어른들도 나름 즐길 거리들이 많았다. 유명한 배우나 정치인의 얼굴을 레고로 조각해 놓은 전시물들도 있었고, 돈을 넣으면 호수에 떠 있는 레고 보트를 리모컨으로 조종할 수 있는 체험도 있었다. 또 ‘레고 운전면허’를 따는 놀이 같은 것도 있었고, 다양한 레고 테마 놀이기구들도 존재했다. 그 시절의 나는 그 모든 걸 보며 정말 신기해하며 돌아다녔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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