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미국유학
미국 초등학교—정확히 말하면 미국의 대부분 지역—에서는 집에서 걸어서 갈 만한 거리에 가게나 시설이 있는 경우가 거의 없다. 특히 대도시가 아닌 지역에서는 더욱 그렇다. 주거지역과 상업지역, 공공시설 지역 등이 확실히 나누어져 있는 조닝(zoning) 시스템 때문인지, 일상의 동선 자체가 항상 차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래서 우리 학교의 등하교 방식도 자연스럽게 차량 중심이었다. 하교 시간이 되면 학교 정문 앞 길에 차들이 길게 줄을 이루고, 아이들은 각자 자기 부모님의 차가 도착하는 것을 찾아보며 기다렸다. 나무판자 의자 같은 곳에 앉아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도, 부모님의 차가 보이면 곧바로 일어나 그쪽으로 뛰어가 차에 올라탔다.
그때의 풍경이 아직도 기억난다. 밖은 늘 햇살이 강하게 내리쬐었고, 바람은 적당히 선선했다.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향하는 그 순간에는 묘한 해방감 같은 것이 은근히 흘러들었다. 지금 생각하면 “어머니는 이 모든 과정을 어떻게 매일 해내셨을까” 싶다. 부모 입장에서 보면 꽤 큰 노력이 필요했을 텐데, 그 당시에는 당연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
등교도 비슷했다. 아침이 되면 부모님이 차로 우리를 학교에 데려다주셨고, 어머니는 공부를 시키겠다는 의지가 강하셔서 항상 영어 카세트테이프를 틀어 주셨다.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아침마다 영어 문장과 단어가 반복되는 소리를 들으며 학교로 향했다.
창밖을 보면, 내가 살던 주는 농장이 많았기 때문에 드문드문 말들이 풀을 뜯거나 걷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운이 좋은 날에는 등굣길 동안 말들을 두세 번씩 보기도 했고, 어린 나는 그것만으로도 하루가 특별해지는 기분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