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04 삥 뜯기

중학교

by 허지현

우리 동네에도 일진이라고 부를 정도는 아니더라도, 삥을 뜯는 형들이 있다는 얘기는 종종 돌았다. 한동안은 동네에서 삥 뜯기가 꽤 성행했던 시기였던 것 같기도 하다. 학교에서도 은하수 문구점 근처에 그런 애들이 있으니 조심하라는 이야기를 조회 시간에 하곤 했었다.


그런데 나는 살면서 단 한 번도 삥을 뜯겨본 적은 없다. 등굣길을 골목으로 다니지 않고 항상 큰 길로만 다녔던 탓도 있었고, 그래서인지 그런 애들을 직접 마주칠 일도 거의 없었다. 실제로 당해봤다는 애들이 아예 없었던 건 아니었던 것 같은데, 많아야 한두 명 정도였던 걸로 기억한다.


정작 나는 직접 겪은 일이 없다 보니, 그때 그 분위기가 정말 얼마나 심각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조심하라’는 말만 계속 들었던, 그런 시절의 공기만 어렴풋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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