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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도령 Mar 04. 2022

고요에게

옛날 자작시, 스물하나

고요, 네가 좋다

부르면 뒤도 안 보고 사라지는 너는

누구보다 진실한 모습으로 나를 본다


고요, 네가 좋다

너는 어느새 내 귀를 자르고

야윈 손가락으로 숨조차 멎게 한다


나의 가슴이 뛰면

너는 그 손으로 내 갈비뼈를 비집고

그 거슬리는 소리를 움켜쥐어다오


나의 소리는 온전히 너의 것

이 굉음이 울리는 곳에서

아무도 모르는 너를 나지막이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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