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4 주요 과목 수업들

2차 미국유학

by 허지현

<수학>

수학은 전반적으로 굉장히 쉬웠다. 시험이나 수업 시간에 주어진 문제를 보통 10분 안에 다 풀고 나서, 남는 시간에는 계산기에 들어 있는 미니게임을 하거나, 공책에 그림을 그리면서 시간을 보내곤 했다. 영어로 된 용어들만 처음에 조금 익히면, 그 이후의 내용 자체는 정말 어렵지 않았다.


예전에 다니던 학교와 달랐던 점은, 전자 출판이나 전자 기기를 수업에 처음 도입했다는 점이었다. 미국은 그 시기부터 이런 새로운 방식들을 교육에 적용하려고 했던 것 같다. 펜으로 쓰는 게 아니라, 손이나 전자 펜으로 도형을 그리고 지우는 식의 전자 칠판을 그때 처음 봤는데, 그게 꽤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아 있다.


<영어>

영어 수업은 외국인 학생들을 위한 별도의 반이 있었다. E.S.P. 클래스라고 해서, 영어를 아직 잘 못하는 아시아 학생들이나 기타 유학생들을 모아서 기초적인 영어를 가르치는 수업이었다. 보통은 그 반에서 일정 기간을 보내면서 기본을 다지고, 이후에 일반 수업으로 올라가는 구조였다.


나는 그 수업을 듣기는 했지만, 예전에 유학 경험이 있었던 점이 고려돼서인지 한 학기만 듣고 바로 다음 단계로 올라갔다. 그래서 E.S.P. 수업을 오래 듣지 않고, 반년만에 비교적 빨리 월반해서 미국 학생들이랑 같은 반에서 영어 수업을 듣게 됐다.


미국 애들이랑 같은 반에서 수업을 들을 때도, 수업 내용을 따라가는 데 크게 꿇린다는 느낌은 없었다. 질문을 이해하거나 과제를 수행하는 데도 문제는 없었고, 그 점은 지금 생각해도 스스로 꽤 잘 해냈다고 느끼는 부분이다.


<과학실험>

실험 수업도 있기는 했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실험을 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것저것 했던 것 같기는 한데, 내용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대신 실험실에 있던 기구들 중에서, 뭔가 눈에 들어갔을 때 눈을 씻는 용도의 장비가 있었던 건 또렷하게 기억난다. 실험 내용보다도 그런 안전 장비가 더 눈에 띄었던 것 같다.


<미술>

미술 수업도 있었는데, 기본적으로는 크레용이 여러 개 담긴 통을 놓고 간단한 스케치를 하는 식의 수업이었다. 재료도 복잡하지 않았고, 그냥 앉아서 그리고 색칠하는 시간이 많았던 걸로 기억한다.


미술 선생님은 나이가 많이 드신 백발의 백인 할머니셨다. 항상 표정이 온화했고, 웃는 인상이 강했던 분이었다. 그 선생님이 특히 리처드 형을 좀 아끼는 것처럼 보였던 기억이 난다. 리처드 형이 미술 전공을 준비하고 있어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수업 시간에도 유독 말을 더 걸어주거나 관심을 두는 느낌이 있었다.


<스페인어>

학교에서는 제2외국어를 하나 배워야 해서, 불어 아니면 스페인어 중에서 선택해야 했었다. 내 경우에는 스페인어를 골랐다.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쉬워 보이기도 했고, 한국 애들 대부분이 스페인어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스페인어 수업을 맡은 선생님은 멕시코 쪽 분이셨다. 사실 스페인어라고 해도 미국에서는 다수가 스페인보다는 멕시코 문화를 더 먼저 떠올릴 것이다. 그렇다보니 수업도 자연스레 그런 분위기가 있었던 것 같다. 선생님은 전반적으로 한국 학생들을 좋아하긴 했지만, 나랑은 조금 어색한 느낌이 있었던 기억이 난다.


그 이유는, 다들 멕시코 문화 특유의 화끈한 분위기나 축구 같은 걸 좋아했는데, 나는 그런 쪽에 크게 어울리지 못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스페인어 수업의 수행평가는 보통 단어를 외우고, 앞에 나가서 스페인어로 말하거나 발표하는 방식이었고, 그런 식으로 평가를 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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