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04 원어민 선생님

고등학교

by 허지현

원어민 선생님들은 내가 보기에는 한국어를 어느 정도 할 줄 아는 분들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수업 시간에는 일부러 모르는 척을 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자신에게 한국어로 말하는 걸 막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실제로 동네 마트에서 그 선생님이 쇼핑을 하면서 한국어로 이야기하는 걸 봤다거나, 길거리에서 한국어로 말하는 모습을 봤다는 얘기를 들은 적도 있었다.


원어민 선생님들은 꾸준히 학교에 있었는데, 전반적으로는 금발 머리의 백인 선생님들이 많았던 기억이 난다. 초등학교 때는 선생님들과 개인적으로 대화를 많이 했던 편이었고, 트랜스포머 같은 것도 알려주고 그랬다.


그런데 고등학교에 올라가서는 원어민 선생님과 개인적인 이야기를 많이 나누지는 않았던 것 같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예전에 영어 학원을 다니면서 원어민 선생님에게 놀림을 받았던 기억이 좋지 않은 잔상으로 남아 있어서, 나도 모르게 그런 부분에서 방어기제가 작동했던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07-04 학교 매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