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한 곡에 마음을 맡길 때

노래로 시작하는 이야기 18

by 시절청춘

내 글을 읽는 사람들은 어떤 마음으로 이 글을 읽고 있을까.
그리고 내 마음속에는 어떤 감정이 숨어 있을까.
가끔은 나 스스로도 궁금해진다.


분명한 한 가지는,
나는 조금 여리고, 흔히 말하는 감성이 풍부한 사람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글을 쓰고, 시를 쓰며
마음을 밖으로 꺼내 놓을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물론, 이 모든 생각은 어쩌면 나 혼자만의 생각일지도 모른다.




노래를 듣다 보면,
그 시절의 감정과 함께 당시의 추억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들리던 가사 한 줄에
어느 순간 마음이 깊이 빠져드는 경우도 많다.


노래는 당시의 내가 어떤 상황에 있었고
어떤 마음으로 하루를 버텼는지를 떠올리게 한다.
때로는 기쁨을, 때로는 슬픔을 안겨주면서 말이다.


상황이 너무 벅차 미친 듯이 벗어나고 싶을 때는
신나는 음악을 찾기도 했다.
예를 들면, 이태원 클라쓰 OST였던
가호의 〈시작〉 같은 노래다.
도입부의 에너지에 빠져들었다가
긍정적인 가사에 다시 한번 마음을 맡겼다.
한동안은 그 노래를 들으며
조금씩 다시 숨을 쉬는 법을 배웠던 것 같다.


하지만 아무리 긍정적인 노래를 들어도
희망보다 절망과 걱정이 앞설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차라리 울고 싶어졌다.
눈물을 흘리고 나면,
이상하게도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졌으니까.


드라마 나의 아저씨의 주제곡
손디아의 "어른"은
내가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찾아온 노래였다.


지하철을 타고 파주까지 올라가
후배를 만났던 날,
남자 둘이 들어간 노래방에서
나는 결국 그 노래를 불렀다.
내 상황을 알고 있던 후배는
신나는 노래로 분위기를 바꿔보려 했지만,
내 마음은 이미 그 노래로 향해 있었다.


노래를 부르다 결국 눈물을 흘렸다.
가장으로서의 책임감,
가족에게 느꼈던 미안함,
그리고 내 삶이 송두리째 바뀔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그 노래와 함께 밀려왔다.


후배는 말없이 그 노래를 들어주었다.
몇 년이 지나 우연히 다시 노래방에 갔을 때도
그는 그 노래를 조용히 선곡해 주었다.


이제는 아무렇지 않게 부를 수 있지만,
당시의 나에게
그 노래는 가장 큰 위로였다.
멜로디와 목소리, 가사까지
오래도록 마음에 남은 노래.


손디아의 〈어른〉

고단한 하루 끝에 떨구는 눈물
난 어디를 향해 가는 걸까
아플 만큼 아팠다 생각했는데
아직도 한참 남은 건가 봐
이 넓은 세상에 혼자인 것처럼
아무도 내 맘을 보려 하지 않고 아무도
눈을 감아 보면 내게 보이는 내 모습
지치지 말고 잠시 멈추라고
갤 것 같지 않던 짙은 나의 어둠은
나를 버리면 모두 갤 거라고
웃는 사람들 틈에 이방인처럼
혼자만 모든 걸 잃은 표정
...
이 오랜 슬픔이 그치기는 할까
언제가 한 번쯤 따스한 햇살이 내릴까
...
바보 같은 나는 내가 될 수 없단 걸
눈을 뜨고야 그걸 알게 됐죠
어떤 날 어떤 시간 어떤 곳에서
나의 작은 세상은 웃어줄까


https://youtu.be/GOqhOqKjItA?si=i1Iop0p63uh8lkiV




가끔 울고 싶을 때는
혼자만의 공간을 찾아
마음을 숨기지 않고 울어도 괜찮다.


참는다고 해결되는 건 아니다.
‘남자는 세 번만 울어야 한다’는
말도 안 되는 말에
더 이상 마음을 묶어둘 필요도 없다.


울고 싶을 때 울지 않으면
그 감정은 마음속에 쌓여
언젠가는 다른 병이 되어 돌아온다.
이제는 그 사실을,
조금은 솔직하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감정은 참아내는 것이 아니라, 흘려보낼 때 비로소 나를 지켜준다.


월, 화, 수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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