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안녕, 나의 특별했던 2025에게

노래로 시작하는 이야기 #24

by 시절청춘

2025년의 마지막 태양이 저물어간다.

나에게 올해는 참으로 특별함으로 기억될 것 같다.

우연과 필연이 교차하며 만들어낸 예상치 못한 선물 같은 한 해였다.




시작은 우연히 열어둔 블로그였다.

그 작은 공간이 나를 브런치스토리 작가로 이끌었다.

그리고 장난스레 시작한 사랑 시집 필사와 해설.

그것이 자작시의 씨앗이 되어, 마침내 공저 시집 출간이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시를 쓴다는 것의 무게감을 알기에 감히 넘보지 못했던 영역이었지만, 어쩌면 그 가벼운 시작이 내 안에 잠자던 적성을 일깨운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마냥 빛나는 순간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빛이 강하면 그림자도 짙듯, 오래 알고 지낸 인연들과 이별의 시간을 감내해야 했다.

'시절인연'이라는 말처럼, 같은 시절, 같은 공간을 공유했던 이들은 동료이자 친구, 때로는 친척처럼 애틋했다.

만남 뒤에 헤어짐이 오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지만, 정든 이의 등을 바라보는 일은 늘 가슴 한구석을 아릿하게 만든다.


인연의 끈은 쉽게 끊어지지 않기에 영원한 이별은 없다고 스스로를 다독여본다.

하지만 동종업계에서, 혹은 뜻밖의 장소에서 재회할 날을 기약하더라도 당장의 부재가 주는 쓸쓸함은 어쩔 수 없다.


얄궂게도 오늘은 본래 내가 떠나기로 예정된 날이었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처럼 상황이 바뀌어, 나는 남겨진 자가 되어 소중한 이들을 또다시 먼저 떠나보낼 준비를 한다.

나는 여전히 익숙한 이별이 버겁다.




마음이 흔들릴 때면 015B의 '이젠 안녕'을 떠올린다.

한창때 이별의 회식 자리 마지막을 장식하던 그 노래.

오늘은 누군가가 아닌, 저물어가는 2025년을 향해 이 노래의 가삿말을 음미해 본다.


우리 처음 만났던 어색했던 그 표정 속에
서로 말 놓기가 어려워 망설였지만
음악 속에 묻혀 지내 온 수많은 나날들이
이젠 돌아갈 수 없는 아쉬움 됐네
이제는 우리가 서로 떠나가야 할 시간
아쉬움을 남긴 채 돌아서지만
시간은 우리를 다시 만나게 해 주겠지
우리 그때까지 아쉽지만 기다려봐요
어느 차가웁던 겨울날 작은 방에 모여
부르던 그 노랜 이젠
기억 속에 묻혀진 작은 노래 됐지만
우리들 맘엔 영원히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겠지요
다시 만나기 위한 약속일 거야 함께했던 시간은
이젠 추억으로 남기고
서로 가야 할 길 찾아서 떠나야 해요


https://youtu.be/HaNBWxk6xik?si=U4BddsRB9qkbHPzV


2025년의 아쉬움은 이 멜로디 끝에 흘려보내려 한다.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이 아니기에.

다가오는 2026년에는 우리 모두 생각하는 모든 일이 이루어지는 한 해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우연을 필연으로 만든 성취와 아쉬운 이별의 순간들 모두, 내일을 위한 소중한 밑거름이다.
월, 화, 수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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