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주목받고 싶기에 주목받지 못한다.
[017] 주목받고 싶기에 주목받지 못한다.
니체의 말을 읽으면서 계속 드는 생각은 "어쩜 이렇게 내 마음을 정확히 꿰뚫고 있지?" 하는 놀라움과 "이 사람, 혹시 내 삶을 몰래 지켜본 걸까?" 하는 신기함이다. 그의 거의 모든 문장이 내가 살아오면서 느꼈던 감정이나 생각과 너무나 일치해서 등골에 소름이 돋을 정도다. 역시 철학자는 대단한 사람이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정말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회식 자리나 회의 시간, 점심 식사나 잠깐의 휴식 시간까지, 언제 어디서든 대화할 기회가 생긴다. 모두가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눈에 띄는 사람들이 있다. 자기주장을 내세우려고 남의 말을 중간에 가로막거나 은근히 무시하는 말투를 쓰는 사람들. 심지어 자신의 말이 절대적으로 옳다는 듯이 강요하는 사람들도 있다. 주변 사람들이 불편해하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얘기만 늘어놓는 사람. 타인의 이야기는 들을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특히 그런 사람이 높은 자리에 앉게 되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아무도 제대로 반박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잘못을 절대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그 사람이 참석한다는 얘기를 들으면, 모임이나 만남을 애써 피하게 된다.
하지만 재미있는 건, 그 한 사람을 피한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가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또 다른 사람이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한다. 그동안 이전의 억압된 사람에게 눌려 있었던 자신의 욕망을 이제야 드러내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 사람 역시 자신의 주장이 최우선이고, 자신의 생각만이 옳다고 믿으며 이야기를 한다.
책에서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주장이 옳다고 생각하며 산다'는 말은, 생각해 보니 정말 그렇다. 나도 예전에는 말할 기회가 생기면, 조언이라는 가면을 쓰고 내 생각을 강하게 밀어붙였던 것 같다. 지금 돌아보면 그건 사실 일방적인 강요였을 뿐이었다.
혹시 술자리에서 네 명이 모였을 때, 술이 좀 취하면 자연스럽게 두 명씩 짝지어 이야기했던 경험, 다들 있을 것이다. 신기하게도 다섯 명이 되어도 동일하다. 혼자 남은 사람은 주변에서 둘씩 이야기하는 걸 보면서 '흥, 술 취해서 난리네' 하고 속으로 비웃을 수도 있다.
오늘 이렇게 두서없이 긴 글을 쓰게 된 건, 결국 우리 모두 마음속 깊은 곳에 '내가 주인공'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물론 내 인생에서는 당연히 내가 주인공이어야 한다. 하지만 모든 순간, 모든 관계에서 주인공이 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을 해봤다. 가끔은 조연으로 물러나서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도 꽤 흥미로운 경험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렇게 자신의 자리를 묵묵히 지키다 보면, 언젠가는 모든 시선이 자연스럽게 자신에게로 향하는 순간이 올 것이다. 그러니 지금 자신의 이야기를 할 기회가 적다고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다. '꿔다 둔 보릿자루' 같은 생각도 할 필요 없다. 그냥 '지금 이 순간을 편안하게 즐기는 사람이 되길', 나 자신을 포함해 우리 모두에게 응원하고 싶다.
내 인생에서나 주인공이지, 남의 인생에서는 조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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