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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울체육샘 Feb 01. 2023

학술지에 논문이 게재되었다.

뚝딱된 것 같지만 1년이 걸린 첫 논문 게재 이야기1

딩동! 첫 논문이 게재되었다.

석사과정 1년차가 까다롭다는 OO학회지에 논문을 실었다.

이게 다 교수님의 지도 덕분입니다. ㅠ_ㅠ 


나는 2022년부터 교원 특별연수생 신분으로 교원대학교 석사과정에 다니고 있다.

서울과 청주를 KTX로 오가며 수업을 듣고 연구도 하고 있다.

애가 둘이라 육아도 병행하였는데 이게 말처럼 쉽지가 않았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아이들을 등원을 시키고 등굣길에 오를 때가 많았고

KTX를 타러 가는 길도 따릉이와 버스, 지하철을 고루 이용해야 했다.

갑자기 아이들이 아플 때도 있었고 옷을 안 입는다고 떼를 쓰거나 등원을 거부하는 날이면 시간에 쫒기며 등교를 해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시간반 가량 소요되는 등교와 하교는 힘들기보다는 나름 충전의 시간이었다. 책도 읽고 논문도 찾아보고 브런치에 글도 썼다. 사실 지금껏 독서와 글쓰기가 내 인생에 차지하는 비중은 정말 미약했다. 대학원을 진학하면서 했던 목표중에 하나도 독서와 글쓰기의 습관 만들기다. 독서를 많이하거나 글을 많이 생산해내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이어질 내 삶에 독서와 글쓰기를 일단 들여놓는 단계를 만들기로 했었다. 1년이 지난 지금 그 목표를 어느정도 달성해가고 있고 그것은 논문 한편을 학술지에 게재하는 것으로 증명되었다고 할 수 있다. 부족한 논문이지만 1년 노력의 결과물이니 나름 기특하다. 짝짝짝.


입학 후 3월부터 같은 전공 파트원들과 세미나라는 것을 했다. 수요일 오전 2시간 정도. 뭐 다들 연구에 대해서 아는 바는 많이 없었지만 서로의 논문과 전공 지식, 논문 작성 지식, 연구 방법론 등을 나누었다. 사실 세미나가 별거 아닌 것 같았지만 사소하게 오가는 이야기 속에서도 논문 주제를 정하거나 연구를 진행하고 논문을 작성해나가는데 길잡이 역할을 해주었다. 연구의 방향이 잘못되면 파트원들이 바로 잡아주기도 했고 오탈자 교정같은 것은 덤으로 얻을 수 있었다. 선배들은 교수님에게 논문을 가져갈 타이밍과 진행 상황을 확인해주는 길잡이 역할을 해주었다. 결국에는 글이라는 것이 혼자 작성을 해나가야 하는 부분이 있지만 세미나는 논문을 작성하는데 여러가지 조언을 들을 수 있기 때문에 꼭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특히, 잘못된 부분을 지적 받거나 이해가 잘 안되거나 오해할 수 있는 부분들을 받아들이고 수정을 거치게 되면 훨씬 글의 논리성이 좋아졌다. 세미나 당시에 기분은 좀 나쁠 수 있지만 불편함은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실감했다.


"그래, 그러면 1학기는 좀 쉬어요."

교수님과 처음 식사를 하고 산책을 하면서 들었던 말이다. 교직에서 10여년을 열심히 했으니 조금은 휴식하라는 것이었다. 심적 여유가 있어야 공부도 잘 된다는 것.

"올 연말에는 글 한편 쓸 수 있도록 해봅시다."

라고도 하셨는데 이 두 가지 말이 상충된다는 것을 시간이 조금 지난 후에야 알았다.  1학기는 어디서 뭘하든 거의 나를 터치하지 않으셨지만 여름 방학 전에 연구 주제와 연구 방법 관련하여 면담을 진행한 후 대략적인 '주제'를 정하고 그에 맞는 '연구 방법'과 함께 '서론'을 써서 와보라고 하셨다. 쉬기는 쉬는데, 쉬라고 진짜 덮어놓고 푹 쉬었다면 주제를 정하거나 서론을 써낼 재간이 없었을 것이다. 질적 연구 이론서도 보고 각종 책들도 많이 읽고 공부를 했다. 세미나도 빠지지 않고 참석하고 선배들의 논문도 꼼꼼히 살펴보면서 서당개 3개월 과정을 거쳤다. 그렇게 거창한 서론을 써서 같다. 선행 논문 분석도 정확히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고 대략적인 학술지 논문 서론의 틀을 참고하여 작성해갔다. '체육교사의 여가 스포츠 활동'을 주제로 써서 갔는데 지금봐도 제법 그럴싸하게 쓰여졌었다. 이런저런 문장들이 묘하게 맞아 떨어지게 작성되었고 교수님도 기대없이 보셨다가 제법 논리적이고 논문의 형식을 갖춘 모습을 보고는 칭찬을 조금 해주셨다. 그때까지만 해도 뚝딱 해낼 수 있을 것만 같은 자신감이 솟구쳐 올랐다. 하지만 처음 써 간 서론에서 살아남은 문장은 거의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서론은 마지막에 쓰여졌으니.


'그래, 대략적인 연구의 주제가 선정되었으니 연구 참여자를 구해서 '인터뷰'를 한 번 해보자'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뭔가 꾸물거리면 답이 나오지 않을 것 같고 일단은 부딪혀보기로 했다. 연구 참여자들을 구하기 시작했고 후보자 목록을 정해서 연락을 취했다. 연구 주제에 적합한 인물들을 3명으로 추렸고 질문지를 만들고 면담 일정을 조율했다. 질문지의 내용을 고민했고 녹음은 어떻게 해야하는지 면담은 어디서 해야하는지 생각하고 정할 것들이 많았다. 지금 생각하면 빨리 참여자들을 정하고 어떻게든 면담을 진행한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부족한 부분들은 그 이후에 추가로 면담을 하거나 답변을 문서로 작성해서 보내달라고 하면 되었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풍부한 내용들이 면담에 담겨 있어서 참여자 선정을 참 잘했구나라고 생각했다. 자신들의 스포츠 활동 이야기를 해달라고 하니 이런저런 에피소드들이 많았다. 면담 과정 자체도 흥미롭고 재미가 있었다. 패드로 면담 내용을 녹음하였는데 기기의 크기가 다소 커서 식당이나 까페에서 꺼내서 녹음 버튼을 누를 때는 좀 민망하기도 했다. 다음에는 그냥 핸드폰이나 작은 녹음기로 하는 걸로. 클로바 노트라는 프로그램은 면담 내용을 텍스트로 바로 변환해주었는데 그럼에도 다시 읽고 면담 내용을 완전히 문서 형태로 정리하는 데에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렇제 '전사자료'라는 것이 준비되었다.


그래 그러면 이제는 '코딩'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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