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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울체육샘 Feb 05. 2023

선오르락 후내리락

삶의 언덕 어디쯤

삶의 어려움은 종종 언덕으로 비유된다.

오르락내리락하는 삶의 모습을 사람들은 저마다의 언어로 표현한다.

이제부터 웃음기 사라질 거야. 가파른 이 길을 좀봐. 그래 오르기 전에 미소를 기억해 두자. 오랫동안 못 볼 지 몰라...평온했던 길처럼 계속 나를 바라봐줘 그러면 견디겠어. 사랑해 이 길 함께 가는 그대 굳이 고된 나를 택한 그대여...

윤종신의 노래에 오르막길은 이렇게 표현되어 있다.

한 결혼식에서 이 노래를 처음 듣게 되었다. 사랑 혹은 결혼 생활도 결국 오르막길이라는 이야기이다.

"잠시 행복하고, 오래 힘들 겁니다."

내 결혼식 주례를 해주셨던 목사님도 이 같은 말을 하셨다. 살아보니 정말 그렇다.


마라톤을 하는 사람에게 언덕이란 고통을 의미한다. 힘겹게 오르고 더 빠르게 치고 내려와야 하기 때문이다.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황영조는 몬주익 언덕을 정말로 고통스럽고 힘들게 올랐다고 했다. 그리고 내리막길에서는 속도를 더 끌어올렸다. 언덕은 고통이었지만 승부처이기도 했다. 그 언덕에서 황영조는 금메달을 결정지었다. 힘들게 넘어온 언덕 아래에는 결승점이 있었다.


씨가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위에서 아래로 내려와야 한다.

민들레씨도 위로 날아가다가 결국에는 땅에 떨어진 후에야 싹을 틔운다.

"중요한 것은 힘들게 오르고 잘 내려오는 것."

결승점은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늘 아래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려오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힘겹게 올라야 한다. 

올라가지 않고 내려올 수는 없다. 그것이 언덕이고 삶이다.


지금 내가 오르막길 어디쯤 위치했는지는 알 수 없다. 어디서부터 내리막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늘도 힘들게 올라야만 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언덕과 고통에 똑바로 마주하느냐, 언덕과 고통을 회피하느냐, 양자택일의 문제다. -조지 쉬언-


그리고 이제 알았다.

힘들게 올랐더라도 궁극적으로 내가 찾는 것은 정상에는 없다는 사실.

마라톤처럼 결승점은 늘 언덕 아래에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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